[인천/경기]전국의 ‘현대판 심청’ 인천에 모인다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가천문화재단 ‘심청효행상’ 23일 시상식

몸이 불편한 집안의 어른을 돌보면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현대판 심청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가천문화재단은 최근 제12회 심청효행상 수상자선정위원회를 열어 경기 성남여고 2학년 문세인 양(17)을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본상은 유가영(17·서울 당곡고 2년), 박선영 양(18·전북 부안여고 3년)에게 각각 돌아갔다. 또 이진주(16·강원 강일여고 1년), 김정빈(16·충북 중산외고 1년), 김별이(17·인천 백령종고 2년), 김보경 양(18·부산관광고 3년)과 윤예솔(22·서울 성결대 3년), 김수미 씨(23·경원대 4년) 등 6명에게 특별상을 주기로 했다.

대상 수상자인 문 양은 무릎을 전혀 쓰지 못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69)와 중학교에 다니는 남동생(15)을 보살피면서 살림을 도맡아하는 소녀가장이다. 문양은 여섯 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정부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지원금으로 병 수발과 살림을 챙기고 있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학업성적도 전교 10등 이내에 들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문 양은 “생활형편 탓에 할머니께서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본상을 받는 유 양은 언어와 지체장애를 겪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발이 돼 살림을 챙기고 있으며 영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학교에서 효행상을 받기도 한 박 양은 뇌중풍을 앓고 있는 할머니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며 여동생과 함께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이 밖에 가천문화재단은 ‘다문화가정 효부’ 대상에 베트남 출신 다오티프엉 씨(30·충남 공주시)를 선정했으며 본상은 필리핀 출신 김제인 씨(40·경남 창원시)와 일본 출신 후지다 미나고 씨(40·전북 완주시)에게 주기로 했다. 다오티프엉 씨는 2006년 결혼한 한국인 남편을 간경화로 잃은 뒤 식당일을 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시부모를 돌보며 네 살배기 아들을 키우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23일 오전 11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시상식을 열어 이들에게 상금을 줄 예정이다. 대상 1000만 원, 본상 500만 원, 특별상 300만 원을 준다. 또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 수시전형 응시 자격과 함께 길병원 진료비 평생 감액권, 종합건강검진권 2장 등을 지급한다. 수상자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교육기자재 구입비로 200만 원을 지원한다. 심청효행상은 가천문화재단이 1999년 10월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심청각을 세우고, 심청 동상을 만들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청소년에게 효 사상을 심어 주기 위해 만들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