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 돌아온다]역사학자 박병선 박사 “ 소유권 인정받고 佛서 보관하는 게 낫다”
동아일보
입력 2010-11-13 03:00201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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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서 외규장각 도서 첫 발견…훔쳐간 문화재 빌려온다는 게 말이 되나…
“훔쳐간 문화재를 되돌려 받는데 빌려온다는 게 말이 됩니까.”
파리에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처음으로 발견한 역사학자 박병선 박사(82·여·사진)는 프랑스가 12일 외규장각 도서를 5년 단위 대여 갱신 형태로 반환하기로 한 결정에 이같이 말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의 행방을 박 박사가 밝혀낸 것은 1978년.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던 박 박사는 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의 파손도서 창고에서 중국서적으로 분류돼 있던 외규장각 도서들을 찾아냈다. 외규장각 도서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 지 20여 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이에 앞서 1972년에는 ‘직지심경’ 하권을 찾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 금속활자본의 실체를 증명해 ‘직지 대모(代母)’로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 1월 한국에서 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다 최근 프랑스로 돌아간 박 박사는 “처음 협상 때부터 반환을 못 박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유권을 인정받는 쪽으로 협상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차라리 대여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우리의 소유권만 인정받고 보관은 프랑스에서 하도록 하는 방안이 더 나았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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