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골치아픈 고전문학? 노하우를 알면 현대문학보다 쉽다!

  • 동아일보

고전(古典)문학 정복비법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을 공부하는 많은 수험생은 ‘고전문학’을 어려워한다. ‘고전문학은 독해하기 어렵다’는 선입견과 함께 현대어와 다른 어휘, 생소한 문장에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고전문학은 대부분 정형화된 내용과 구조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고전문학의 언어와 표현이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이해한다면 오히려 현대문학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고전문학을 쉽게 독해할 수 있는 공부법을 알아보자.》
○ 고전문학, 먼저 한자어부터 익혀라



실전 언어영역 모의고사를 볼 때, 고전문학 지문 속에 등장하는 한자어를 알지 못해 문제를 포기한 수험생이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 속 한자어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어와 많이 다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표현이 많은 게 사실이다.

고전문학에 나오는 한자어는 교과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교과서 속 고전문학에서 익힐 수 있는 몇 가지 한자어는 모두 외워두면 좋다. 교과서 수준의 한자어를 알고 있다면 처음 보는 고전문학 작품이 출제된다 해도 독해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 고전시가, 창작 배경과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라

시조, 가요, 한시, 가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고전시가’는 장르보다는 창작 배경별로 외워두는 게 좋다.

고전시가의 창작 배경은 △이별 △무욕 △풍자와 비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교과서에 등장하는 필수 작품은 제목만 읽고도 핵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작가의 성향도 기억하면 좋다. 양반, 실학자, 여성 등으로 나눠 작가별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아둔다면 작품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시가의 작가는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정형화된 상징물이나 표현, 즉 ‘문화적 코드’를 사용했다. 문화적 코드를 이해하는 것은 고전시가를 독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전시가에 등장하는 새의 종류로 예를 들어보자. 그리움을 전하는 새는 기러기, 원망의 감정은 접동새, 농부와 관련된 종달새, 속세의 시끄러움은 참새, 사랑은 원앙새, 선비는 학과 백로 등으로 표현한다. 이런 정형화된 표현은 작자의 의도를 그 시대의 관념에 기대어 표현하고자 하는 고전시가만의 특징이다. 이 표현을 알고 있다면 시 속에 내포된 뜻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계절 표현도 눈여겨봐야 한다. 계절의 변화와 인간의 정서를 같은 흐름으로 이해해서 표현하기도 하고, 계절과 정서의 부조화를 그리기도 한다. 과장적인 표현도 다소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생생히 그려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과장하거나 변형한 것. 과장법의 대표적인 예로는 이백의 시가에 나오는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을 들 수 있다. 작가는 귀가 멍멍할 정도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표현하는 데 ‘삼천척’의 높이 말고는 다른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한 것이다. 계절 묘사와 과장법을 알고 있다면 작가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는지 유추하기 쉽다.

○ 고전소설, 장르별 특징과 표현기법을 숙지하라

고전소설은 장르별 특성을 파악한 뒤 그 장르에 맞는 작품을 읽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고전소설의 제목만 읽고도 장르를 파악할 수 있다면 지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영전’을 보자. 이 소설의 장르가 ‘애정소설’임을 알고 있다면 내용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애정소설은 주로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계급적 질서)가 등장하고, 장애 요소와의 갈등 속에서 주인공이 고난을 겪다가 결국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결말로 이뤄진다. 장르의 특징을 알고 있다면 작품 속에 한자어가 다소 포함돼 있다고 할지라도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전소설만의 독특한 표현기법에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말하기 방식 △비현실적 요소 △풍자 △서술자의 개입 △선악 대립 등 고전소설의 특징을 알고 있으면 독해가 훨씬 수월해진다.

첫째, 고전소설의 ‘말하기 방식’을 이해하자. 고전소설 속 대화를 읽다보면 인물들이 인용구를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의 말하기 방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옳다. 왜냐하면 고대 중국의 아무개 성인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로 볼 수 있다. 선인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고 자신의 말이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성현의 말이나 고사성어를 적절히 사용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면 문장의 핵심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고전소설의 ‘비현실적 요소’에 주목하는 게 좋다. 고전소설을 읽다보면 실제 현실이라고는 볼 수 없는 비현실적 요소가 자주 등장한다. ‘홍길동전’에서도 홍길동이 둔갑법을 사용하는 장면, 천근이나 되는 바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 등 실제와는 동떨어진 기이한 장면이 나온다. 이는 주인공의 비범한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셋째, 고전소설에는 날카로운 ‘풍자(諷刺)’가 담겨 있다. 풍자는 사회적 결함이나 악덕 등을 비꼬는 공격적인 문체를 뜻한다. 이는 현실의 문제점을 드러내 비판하고 그 문제점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당시 서민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넷째, 고전소설에는 서술자가 직접 나서서 사물이나 인물에 대해 주관적 견해를 덧붙이는 ‘서술자의 개입’이 존재한다. 서술자의 직접 개입은 작가가 직접 독자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쓰인 판소리 문체에서 흔히 나타난다. 판소리 문체는 판소리 공연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소리 공연의 창자(唱者)가 작가로, 청중이 독자로 변한 것. ‘모양 보소’처럼 작가가 작품 속에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부분은 작가의 개입으로 이해하고 독해하면 된다.


다섯째, 고전소설을 공부하면서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구조는 ‘선(善)과 악(惡)의 대립’이다. 고전소설은 대부분 선을 대표하는 인물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 간의 갈등 구조로 돼 있다. 초반부에는 선한 인물이 고통을 겪다가 후반부에 와서는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해진다. 이런 권선징악(勸善懲惡), 인과응보(因果應報)적 주제의식은 고전소설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 선악의 대립 구도로 소설을 읽으면 복잡한 내용도 한결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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