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지상파 재전송 중단” 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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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0월부터 광고방송 중단… 1520만가구 ‘맹탕화면’ 볼 판

케이블TV 업계가 KBS2, MBC, SBS 등 지상파 3개 채널의 동시 재전송 전면 중단 절차에 들어갔다. 지상파 동시 재전송은 케이블 방송을 송출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가입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지상파 방송을 보내주는 것이다. 재전송이 전면 중단될 경우 케이블TV 가입자들은 지상파 3개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전국의 SO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SO협의회)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대회의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0월 1일부터 우선 케이블TV의 지상파 재전송 시 광고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가입자들은 다음 달 1일부터 지상파 3개 채널을 볼 때 광고가 나오는 시간에는 광고 대신 검은색 정지화면이나 지직거리는 노이즈 현상의 화면을 보게 된다.

SO협의회는 “10월 1일 지상파 광고 송출을 중단함과 동시에 방통위에 ‘지상파 방송 채널 재전송 중단’을 위한 이용약관 변경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SO협의회는 “방통위가 이용약관 변경 신청을 승인하면 (판결대로) 지상파 방송 채널의 재전송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이용약관의 승인이 날 때까지 시간(최대 60일)이 필요하고 재전송 전면 중단에 따른 시청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우선 광고 송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약 1520만 가구로 전국 총 가구의 80%를 차지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지상파 방송사 모임인 한국방송협회와 SO협의회 관계자들을 불러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앞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CJ헬로비전 씨앤앰 등 5개 SO를 상대로 한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가입자에게는 KBS2, MBC, SBS 등 디지털 지상파 채널을 동시 재전송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방송 3사는 SO에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재전송한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해 왔다.

광고 송출이 중단되면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는 TV 화면이 검은색으로 바뀌고 ‘신호 없음’이라는 자막이 뜨게 되며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경우 노이즈 현상의 화면을 보게 된다. 지상파 재전송 중단은 케이블TV 가입자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과 인터넷TV(IPTV) 가입자는 지금처럼 정상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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