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 만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추석연휴인 21, 22일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을 휩쓸고 간 뒤 피해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명절을 잊은 채 피해복구 작업을 벌였다. 연휴도 잊고 생업에 종사하려던 영세 상인들은 말을 잃었고 지하 단칸방에서 차례를 지내려던 서민들은 눈물을 삼켜야 했다.
정부는 21일 오후 9시 전 공무원이 수해 복구에 나서도록 비상근무 3단계를 발령했으며, 주요 침수 지역에 소방차 3398대와 소방관 9062명을 투입해 21일부터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국방부는 22일부터 장병 1400여 명을 수도권 침수 피해 지역에 보내 대민 지원에 나섰고,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역시 총출동해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콜레라 등 수인성전염병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1, 22일 서울 강서구에 시간당 98.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서울에는 259.5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9월 하순의 최고 강수량이다. 강서구에 3시간 만에 261mm가 내린 것은 500년에 한 번쯤 있을 만한 기록이다. 22일 오전 1시 46분 강원 영월군 옥동천에서 낚시하던 김모 씨(46)와 이모 씨(45)가 119구조대의 구조 도중 로프가 끊어지면서 급류에 휘말려 김 씨는 숨진 채 발견됐고 이 씨는 실종됐다. 주택은 1만5477채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추석 연휴를 집이 아닌 일시 보호소에서 보낸 이재민은 1만1919명에 달했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한반도 중부지방의 동서에 걸쳐 집중된 이번 호우로 2706채에서 낙뢰로 정전 피해를 보았다. 서울에서는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 주요 도로와 반지하 주택이 물에 잠겼고 광화문 일대 도심과 지하철 주요 노선이 물바다를 이뤄 21일 한때 통행이 제한됐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침수 주택별로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각각 56억 원과 12억 원, 20억 원의 지원금을 22일 오전부터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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