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동 주택가 살인범 “죽어서도 참회하겠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13:29수정 2010-09-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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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던 지난달 7일 오후 가족끼리 단란하게TV를 시청하던 한 가정에 침입해 가장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윤모(33)씨가 14일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청바지와 형광색 점퍼를 입은 윤씨가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빨간 모자를 눌러 쓴 그는 머리를 푹 숙이고 이동 방향 등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답했다.

의경 1개 중대가 둘러싼 출입통제선 밖에는 50여 명의 주민이 나와 굳은 표정으로 재연되는 범행 장면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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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안 놀이터 벤치에서 가방에 넣어온 막걸리를 꺼내 마신 그는 놀이터에서 나왔다가 바로 앞 다세대 주택 입구에서 문밖으로 새어나온 TV 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었다.

윤씨는 "기분이 안 좋은 상황에서 무작정 올라갔지만 죽이려고 마음먹고 간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좁은 계단을 올라간 그는 3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가방을 내려놓고 안에 있던 둔기와 흉기를 양손에 든 채 웃음소리가 들리는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자 자녀와 함께 TV를 보던 장모(42)씨가 소리를 질렀고 윤씨는 둔기로 장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는 "나도 당황해서 조용히 하라며 다가가서 둔기로 때렸다. 아이들이 함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비명을 듣고 남편 임모(42)씨가 방에서 나오자 흉기를 든 왼손으로 임씨를 한두차례 찔렀다. 윤씨는 "정확히 어디를 찔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재연하다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흉기에 찔린 임씨가 뒤로 주춤하자 윤씨는 떨어뜨린 둔기를 그대로 두고 계단에 놓아뒀던 가방을 챙겨 흉기를 집어넣고 내려왔다. 현장검증은 윤씨가 들어온 골목길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는 장면까지 진행해 30여 분만에 끝났다.

지켜보던 한 주민은 "천벌을 받을 놈"이라고 소리쳤다. 윤씨는 "죄송하다. 죽어서라도 참회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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