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10대 ‘역원조교제 알선’ 성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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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외로운 누님들 환영합니다”
경찰, 사이트 14곳 적발… 성매매-대가 여부 수사

“누나, 저랑 잘래요?” 고교 2학년생 오모 군(17)은 올해 3월 ‘역(逆)원조교제’를 다룬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접했다. ‘역원조교제’는 성인 남성이 여자 미성년자를 성매수하는 일반적인 ‘원조교제’와는 반대로 10대 남자 청소년이 성인 여성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역원조에 흥미가 생긴 오 군은 포털 사이트에 역원조 사이트를 개설해 남자 청소년 회원을 모집했다. 유명 음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역원조 사이트를 홍보한 결과, 하루에 수십 명의 회원이 역원조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25세 누난데, 너 되게 귀엽게 생겼다. 만나볼 수 있을까.” 일부 남성 회원에게는 실제 성매매를 원하는 성인 여성의 e메일과 문자메시지도 날아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0대 남자 청소년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뒤 성인 여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역원조교제 사이트 14곳을 적발하고 오 군 등 운영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사이트는 운영 6개월 만에 회원이 544명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역원조교제가 이뤄졌다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확보해 카페 개설 경위 및 운영 방법, 성매매 알선 시 대가 취득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증거물을 확보한 뒤 성매수를 시도한 여성들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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