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드림호 피랍 157일째… 해적들 ‘협박문서-가족 통화’ 고도의 심리전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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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에 문서 “몸값 준비 않으면 다음 조치”
가족들 호소 “억류자들 폭행-기관총 위협”
올 4월 인도양에서 원유운반선 ‘삼호드림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거액의 ‘몸값’을 받기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다. 요구한 돈을 주지 않으면 선원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암시하는 ‘협박문서’를 선박회사에 보내고, 선원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선사를 압박하도록 유도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벌이고 있다.

해적 측은 최근 삼호드림호 선사인 삼호해운에 ‘우리가 요구한 돈을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보냈다. 자신들이 요구한 돈을 주기로 약속하면 돈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도 덧붙였다.

해적들은 선원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접촉도 시도하고 있다. 한 선원 가족은 “지난 주말부터 억류돼 있는 선원들이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곳 실상을 알려 달라. 무조건 살려 달라’고 호소해 왔다”고 전했다. 일부 선원은 ‘석방 협상에 진전이 없자 며칠 전 해적들이 3일간 선장을 잠도 재우지 않고 폭행했다. 식사도 주지 않으면서 선원들을 모두 죽이겠다며 한 줄로 세워놓고 기관총을 들이밀었다’는 내용을 담은 e메일을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일부 해적이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만취한 채 난동을 부려 선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소식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선원 가족들은 6일 부산 중구 중앙동 삼호해운 사무실 앞에 모여 “어떤 방법으로든 선원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정부 측에 대책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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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적들과 협상을 많이 해본 정부나 선사가 해적들의 무리한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납치된 선원들의 안위(安危)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소말리아 해적이 ‘몸값을 가급적 많이 받자’는 강경파와 ‘몸값을 낮추더라도 빨리 돈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온건파로 나뉘어 있는 상태여서 억류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인 선원 5명과 필리핀인 19명이 탄 삼호드림호는 31만9360t급 원유 운반선으로 올 4월 4일 이라크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항해하다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소말리아 중북부 항구도시 호비요 연안에 157일째(7일 기준) 억류돼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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