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영등포정수센터 가보니 거르고 또 거르고… ‘아리수’를 샘물처럼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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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활성탄으로 재여과… 고도정수처리시스템 가동
1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영등포정수센터 제어실에서 직원들이 정수 과정을 화면으로 모니터하고 있다. 영등포정수센터는 지난달 31일부터 오존과 활성탄으로 ‘고도정수’한 수돗물을 하루 16만 t씩 공급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확실히 맛이 깔끔하죠? 이 정도면 총유기탄소량이 증류수 수준입니다.”

장현성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산하 영등포정수센터 연구사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정수센터 실험실에서 기자에게 말했다. 영등포정수센터 2정수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오존과 활성탄으로 ‘고도정수’를 한 수돗물을 강서 금천 구로구의 19개 동에 하루 16만 t씩 공급하고 있다. 기자가 실험실에서 나오는 기존 수돗물과 고도정수한 수돗물을 번갈아 마셔 보니 소독에 불가결한 염소 냄새는 그대로였지만 미세한 차이가 느껴지는 듯했다.

수돗물은 취수장에서 얻은 한강물을 정수해 만든다. 염소로 1차 소독을 한 물에 응집제를 넣어 이물질이 1∼2mm 크기로 뭉치게 한 뒤 침전시키고 모래 등으로 물을 여과한다. 이것이 표준 정수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친 물을 염소로 2차 소독해 가정까지 수도관을 통해 보낸다.

○ 오존과 활성탄으로 다시 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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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정수를 마친 수돗물을 다시 거르는 것이 고도정수다. 1일 영등포정수센터의 오존 접촉조에서는 지름 1.5m 관 양쪽으로 15cm짜리 관 2개를 연결해 물 1L에 오존 0.3∼0.5mg을 쉴 새 없이 주입했다. 산소원자 3개가 결합한 오존은 공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 각종 폐질환을 일으키는 ‘독’이지만 물에 녹으면 각종 미량 유기물, 잔류 항생제 등을 분해하는 강력한 산화제로 작용한다.

잔류 오존을 제거한 뒤 활성탄으로 다시 정수한다. 정수조의 물은 물 아래 2.5m 두께로 쌓여 있는 활성탄이 비쳐 검게 보인다. 약 1mm 크기의 활성탄은 공장에서 만든 숯의 일종으로 0.1nm 크기의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어 표면적이 매우 넓다. 아직 남아있는 유기물과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이 여기에 흡착되는 것. 수조 10개에는 활성탄이 모두 3000m³가량 있다.

겨울과 봄의 갈수기, 여름철 수온이 높은 때에 맛에 예민한 사람이 “수돗물에서 곰팡이나 흙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시기 한강에 번식하는 조류가 ‘2-MIB’와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돗물에 남아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것. 기존에는 분말 활성탄으로 이 중 일부만 제거할 수 있었지만 고도정수를 하면 이들 물질이 거의 남지 않는다.

○ 2012년까지 서울시 전 정수장 도입


영등포정수센터에서는 기존 침전, 모래 여과 과정을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막으로 대체하는 막 여과 시설도 부분 가동하고 있다. 막 여과는 0.1μm가량의 구멍이 무수히 뚫려있어 1.3mm 두께의 합성수지 관을 통해 현탁물질과 병원성 미생물을 99.9%까지 제거한다. 3200가닥이 한 세트인데, 영등포정수센터에 1800세트가 있으니 576만 가닥의 관으로 물을 거르는 셈이다. 막 여과는 모래 여과보다 100배 이상 작은 물질도 걸러낼 수 있다.

서울시는 2011년 하반기(7∼12월) 영등포정수센터 1정수장과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광암 정수장에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가동하고 2012년 말까지는 암사 강북 뚝도 구의 정수장까지 서울시 모든 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할 방침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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