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준 前지검장 어제 특검사무실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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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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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몇번 했을뿐”… 대질조사 거부

경 남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에 대한 접대 의혹과 관련한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 남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에 대한 접대 의혹과 관련한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사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수수 사건 진상규명 특별검사팀은 건설업자 정모 씨에게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을 30일 소환조사했다.

박 전 지검장은 이날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 40분경 돌아갔다. 그는 귀가 직전 “접대 사실을 시인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일절 언급을 피했다. 박 전 지검장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출석하도록 통보받았으나 취재진의 눈을 피해 예정보다 3시간가량 이른 오전 8시 10분경 변호사와 함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으며, 조사과정에서도 영상녹화나 제보자 정 씨와의 대질조사를 거부했다.

특검팀은 박 전 지검장을 상대로 정 씨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부산지검에 제출한 진정서가 공람종결 또는 각하 처분되는 과정에서 박 전 지검장이 직무를 유기하거나 직권을 남용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에 박 전 지검장은 정 씨와 오래전에 만나 식사를 몇 번 한 적은 있으나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했으며, 금품수수나 성매매 의혹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 정 씨는 대질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부산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 왔다. 정 씨는 박 전 지검장과 대질하기 위해 오후 1시 반경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으나 박 전 지검장의 거부로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31일에는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불러 정 씨와 대질조사하기로 하는 등 다음 달 2일까지 정 씨에게 접대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전현직 검사 5, 6명을 조사한다.

특검팀은 정 씨의 팩스 진정을 묵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황희철 법무부 차관과 또 다른 향응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검사 10여 명이 제출한 서면조사 답변서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답변서에서 의혹을 부인했으며, 특검팀은 답변 내용과 정 씨 등의 진술을 비교한 뒤 필요하면 황 차관 등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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