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서울고등학생토론대회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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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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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 선발 “찬성” “역차별”
뜨거운 주장→ 토론재미, 알찬준비→ 자기주도 학습

14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서 열린 ‘제3회 서울고등학생토론대회’ 결승전.
14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서 열린 ‘제3회 서울고등학생토론대회’ 결승전.
《“지역균형선발이 서울거주 학생을 역차별하는 제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하지만 지역균형선발은 입학사정관제에 근거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 역시 아직은 선발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세미나실에선 ‘제3회 서울고등학생토론대회’ 결승전이 한창이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한영외국어고의 ‘금붕어’팀과 서울여고의 ‘놀토누리’팀. 각 팀은 학교 대표로 출전한 학생 세 명으로 구성됐다.

결승전 토론주제는 ‘대학입시 전형에서 지역균형선발을 의무 실시해야 하는가’. 토론방식은 ‘세다(CEDA) 토론’으로 진행됐다. 세다 토론은 특정 주제에 대해 두 팀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일정 형식에 따라 토론하는 기법. 이날 서울여고팀은 찬성의견을, 한영외고팀은 반대의견을 펼쳤다. 치열한 토론 끝에 최고상인 대상은 심사위원 3명 중 2명이 손을 들어준 서울여고팀에 돌아갔다.

이날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정하 심사위원장(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의사소통교육센터장)은 심사평에서 “얼마나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가와 함께 구체적인 근거를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체계적으로 펴는가에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고 서울중등독서토론논술교육연구회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의 행사다. 이번 본선에는 지구별 예선을 통과한 46개팀 138명이 참가했다.

본선2차전 세다토론 장면.
본선2차전 세다토론 장면.
최근 고교 교육과정에서 창의·인성교육이 강화됨에 따라 말하기·쓰기 중심의 토론, 탐구, 실험 활동이 중시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토론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학교교육현장 곳곳에선 토론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다. 토론식 수업이 확대되고 교내 토론 동아리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이 대표적 사례. 서울고등학생토론대회는 토론교육을 활성화하고 올바른 토론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장우석 서울중등독서토론논술교육연구회장(서울 을지중 교장)은 “이 토론대회는 학생들에게 토론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고 상대의 주장을 들으며 창의적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로 나온 한영외고 2학년 고정은 양(17)은 “예선을 치를 때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란 생각에 얼굴을 붉히기까지 했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상대의 의견을 듣고 또 내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토론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토론 자체를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토론은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토론준비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유영국 서울시교육청 정책국장은 “학생들은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게 되므로 토론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지역별, 학교별로 토론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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