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4대강 사업 부정적 측면만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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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 노조위원장 ‘PD수첩 불방’관련 내부통신망에 글
“사장이 방송내용 사전에 보지 못한다면 존재 할 이유 없어”

MBC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MBC 김재철 사장과 이사회의 결정으로 결방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 내부에서 ‘PD수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MBC 공정방송노동조합의 이상로 위원장(편성국 부국장)은 20일 사내 인트라넷에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해 당사자가 방송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발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사장이 사전에 보지 못한다면 사장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며 “더구나 프로그램을 제작한 부서는 광우병 프로그램을 만든 부서”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4대강과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 “‘4대강 사업은 나쁘다. 대운하는 더 나쁘다’는 불문율이 있다. MBC는 지금까지 4대강 사업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해 왔다”면서 “4대강에 대한 우리 MBC의 자세가 2년 전 부정적 측면만을 과장 확대했던 광우병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편견을 갖는 의사는 환자를 죽게 할 수 있다. 즉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창립된 이 노조는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또 다른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와는 서로 비판적 자세를 유지해 왔다.

이에 앞서 MBC는 17일 오후 11시 15분 이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김 사장이 방송 2시간여를 앞두고 사전 시사를 제작진에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이사회와 함께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시사교양국 PD들은 24일에도 결방되면 시사교양국 차원에서 제작을 전면 거부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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