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정부 발주사업 평가위원에 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9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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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땐 컨설팅으로 보답"…참여연대, 녹취록 등 제보 공개

이달 초 우정사업본부 기반망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SK텔레콤이 제안서 평가위원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19일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A 교수가 심사 하루 전날인 7월20일 SK텔레콤으로부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컨설팅 등을 통해 보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제보를 해 왔다"고 밝히고 A교수가 증거자료로 제공한 녹음자료를 공개했다.

A교수가 제공한 녹음자료에는 SK텔레콤 박모 단장이라고 밝힌 인물이 "성공하면 컨설팅도 하고 제가 이제 확실하게 보답해 드려야지 말로만 교수님한테 도와주세요 하면 안되거든요"라며 평가 후 금전적 보답을 할 것을 약속한 내용이 담겨 있다.

A교수는 또 "평가가 끝난 당일 전화를 걸어와 '(SK텔레콤이) 1등을 한 게 확실하다'며 사례를 위해 방문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20일 밤 바로 SK텔레콤 박 단장이라는 사람에게서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A교수의 말로 미뤄 우정사업본부에서 평가 위원 명단이 유출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또 "박 단장이 더 많은 평가위원을 접촉했고, 평가 과정에서 휴식 시간에 다른 평가위원에게 연락하거나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참여연대는 "A교수가 이전에도 불법 로비와 관련해 다른 업체를 고발한 적이 있으나 다시 로비가 이뤄졌다"며 심사위원에 대한 로비가 `막무가내식'으로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제안서 심사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있었던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고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지식경제부나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발주 사업의 제안서 평가 민간위원에게 불법 로비를 한 점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를 조만간 형법상 뇌물공여 또는 배임수증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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