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소아암재단에서 이재천 교수(오른쪽)가 강모 양에게 기증 받은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을 씌워주고 있다. 사진 제공 중부대
《소아암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병마 못지않게 힘든 일은 외모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탈모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들은 퇴원한 뒤 학교에 돌아갔다가 그만두는 사례도 있다. 필요한 것은 가발. 하지만 소아암 어린이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제작된 특수 가발은 개당 300만∼600만 원가량으로 비싸다. 그렇다고 인공 모발로 제작된 저렴한 가발을 구입해 주면 피부발진 등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부대 이재천 교수(사단법인 한국두피모발관리사협회 회장)는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소아암재단(이사장 한동숙)과 협정을 맺고 ‘한 사람 머리카락 30개 기증’ 운동으로 모발을 기증 받은 뒤 가발을 제작해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1년 전부터 이 운동을 시작해 1만5000여 명으로부터 머리카락 30개씩을 기증 받아 가발 제작에 나섰다. 기증의사를 확인한 뒤 표시가 나지 않도록 머리의 3곳에서 골고루 머리카락 10개씩을 잘라낸다. 가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10cm 이상의 머리카락이 필요하다.
최근 1차 결실이 맺어졌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소아암재단에서 백혈병을 앓았던 강모 양(17)에게 첫 번째 기증식을 가진 것. 이 교수는 “건강한 사람의 모발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발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머리카락 30개 기증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웃음을 찾아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소아암이나 백혈병을 앓아 가발이 필요한 가정은 한국소아암재단(soaam1919@naver.com)으로 연락하면 순서에 따라 가발을 제공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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