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한국 바이오산업의 메카, 송도국제도시에 둥지 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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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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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길재단 주도 ‘바이오연구복합단지’ 추진
20년 프로젝트로 민관 손잡고 첨단시설 건설

《정부가 세제지원 등 외국 기업이 선호하는 여건을 조성해 지정한 곳이 경제자유구역이다.
인천에서는 송도국제도시(50km²)와 영종지구(138km²), 청라지구(18km²) 등 모두 3곳이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단계사업이 끝나고, 올해부터 2014년까지 2단계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 등으로 투자환경이 바뀌면서 개발속도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는 여전히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중심에 서 있으며, 가천길재단이 주도하는 바이오연구복합단지(BRC)가 이런 기대감을 이끌고 있다.》
○ 누가 사업에 참여하나

가천길재단은 지난해 4월 글로벌기업인 IBM, 인천도시개발공사와 함께 자본금 126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인 BRC㈜를 설립했다. 2013년까지 1조 원을 유치해 송도국제도시 5·7공구에 BRC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BRC에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분야의 기술집약형 연구 클러스터를 만들어 신약과 의료기기, 첨단 의료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세계적인 연구프로젝트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RC㈜는 설립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세계 각국의 국가의료 정보화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IBM이 이 사업에 지분(5%) 투자한 것은 물론 200억 원 규모의 장기 차관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또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가천길재단의 의·과학 분야 연구역량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는 IBM의 첨단 과학기술력이 BRC에서 융합하게 된다.

약 350명에 이르는 생명공학 분야 연구 인력과 컨설턴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IBM은 우선 BRC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하고, IT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IBM은 왓슨연구소, 알마덴 연구소, 이스라엘 연구소, 중국연구소, 한국 IBM의 유비쿼터스컴퓨팅연구소 등을 BRC 조성사업에 동참시키기로 했다.

○ 어떤 시설이 들어서나


BRC는 송도국제도시 5·7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 단지 내 20만5793m²(약 6만2253평) 터에 연구와 생산, 사업화지원단지를 갖추게 된다. 지상 3∼38층 규모로 들어설 이들 시설의 총면적은 모두 60만1689m²(약 18만2011평)에 이른다.

현재 건축인허가 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단지에는 복합단지(총면적 10만5480m²)와 임상단지(총면적 3만701m²)가 각각 건립된다. 우선 BRC는 9월까지 이 단지에 전자·통신분야 세계 최고 연구소로 통하는 미국 벨연구소와 제너럴일렉트릭연구소가 입주할 2개 연구동(지상 4, 5층)을 별도로 착공할 계획이다. 가천길재단 산하 경원대가 지난해 10월 BRC에 벨연구소를 유치하는 사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GE헬스케어와 ‘GE 글로벌 유비쿼터스(U)-헬스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는 협약을 맺었다.

특히 경원대와 벨연구소는 앞으로 10년간 45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에서 차세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정보기술을 접목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력망과 IT를 접목해 전력의 생산량과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력 낭비를 막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 BRC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생산단지(총면적 27만1220m²)는 지상 22층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 7개동을 짓는다. 분양을 통해 이 단지에 바이오 분야 50여 개 업체(종사자 8000여 명)가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이 밖에 사업화지원단지에는 행정동과 기타 업무시설 등에 100여 개 업체 5000여 명이 종사하게 된다.

○ 어떻게 발전시키나

가천길재단과 IBM은 BRC에서 U-헬스케어와 생물정보학, 의약 나노화학 분야 등에서 2015년까지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개인 맞춤형 첨단의료시스템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2014년까지 관련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이후 BT분야의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하는 전환기(2015∼2020년)와 정착기(2020∼2030년)를 거치면 자생적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단지로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능화된 의료시스템으로 불리는 U-헬스케어는 의료정보를 실시간으로 환자와 의사, 보험회사가 효율적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고급 분석기술을 적용해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개발에도 무게를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IBM은 스페인 8개 종합병원을 비롯해 470개 클리닉과 홈케어 서비스 제공자들이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질병 진단이 가능한 ‘스마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호평을 받고 있다.

생물정보학은 BT와 IT를 결합해 방대한 바이오 정보를 효율적으로 정리해 분석한 뒤 그 의미를 밝히는 차세대 첨단산업이다. IBM은 전통적인 IT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공학과 접목하는 기술을 축적해왔다. 가천길재단은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경험을 갖고 있어 앞으로 두 기술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맞춤의학을 개발할 계획이다.

의약 나노화학 분야는 항암제를 비롯한 각종 약물의 개량신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미 길병원과 IBM이 암·당뇨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신약 개발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언 BRC㈜ 대표이사는 “바이오복합단지는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통상 투자에서 정착에 이르기까지 30년이 걸린다”며 “하지만 BRC는 민관이 계획적으로 접근해 출범했기 때문에 목표 달성 기간을 20년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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