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여4동 “행복한 동네, 우리 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7일 03시 00분


결식아동 방학때 점심 먹이고, 혼자 사는 노인 매일 안부 묻고

부산 해운대구 반여4동 삼어초등학교 어린이 32명이 ‘행복동네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지원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있다. 사진 제공 반여4동 주민센터
부산 해운대구 반여4동 삼어초등학교 어린이 32명이 ‘행복동네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지원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있다. 사진 제공 반여4동 주민센터
“점심때가 기다려집니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점심 먹고 공부하고, 같이 뛰어놀 수 있어서 좋습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4동 삼어초등학교에서 만난 김모 군(11)을 비롯한 32명의 학생은 방학인데도 “점심걱정이 없어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조부모 또는 홀아버지나 어머니와 사는 저소득층 결식아동들. 예년 같으면 방학 동안 점심을 굶는 것이 예사였지만 올해는 사정이 확 달라졌다. 반여4동 주민들이 펼치고 있는 ‘행복동네 만들기’ 프로그램 덕분이다. 프로그램에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반여4랑나눔회, 관내 기업체, 주민센터 등이 동참하고 있다.

반여4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23명은 최근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의논하다 아직도 점심을 굶는 아동들이 많다는 말을 듣고 방학 동안에 점심을 거르는 일이 없도록 돕자는 데 뜻을 모았다. 각자 주머니를 털어 모은 돈이 360만 원. 이 중 절반은 불우청소년을 위한 학비 지원에 쓰기로 하고 나머지 180만 원을 급식비로 내놓았다. 어린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학교 측에 이 돈을 지원하고 학교에서는 업체를 선정해 방학기간 내내 맛있는 도시락으로 이들의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것.

행복동네 만들기 프로그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달부터는 ‘넘버 원 안전지킴이’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전하면서 안부를 묻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 71명에게 생일 케이크와 선물을 전하는 사업도 펼친다. 교복지원사업과 출생아동에게 2만 원이 든 통장을 전하는 출생축하통장 전달, 장애인 목욕지원 사업도 행복동네 만들기의 프로그램들이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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