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고 이렇게 동상까지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월 천안함 침몰 직후 백령도로 달려가 구조작업을 하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유족과 해군 출신 장병들이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동빈내항에 있는 ‘포항함’을 찾았다. 포항시가 최근 한 준위를 기리기 위해 실제 키와 같은 크기의 동상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포항함을 찾은 사람은 한 준위의 부인 김말순 씨(55)를 비롯해 최근 중위로 전역한 아들 상기 씨(26), 딸 슬기 씨(21·대구대 휴학), 한 준위가 근무했던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동지회원 등 20여 명이다. 이들은 한 준위의 동상을 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국 UDT 동지회 심현표 회장(56)은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한 준위의 숭고한 마음이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살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퇴역한 뒤 경남 진해항에 있던 포항함(길이 88m, 1178t)을 포항으로 옮겨 지난달 12일 포항시민의 날에 맞춰 ‘포항함 체험관’으로 개조해 개방했다. 포항시는 포항함의 크기가 천안함과 같은 점을 고려해 이곳에 천안함 전사 장병 추모코너와 한 준위의 활동을 담은 자료를 전시했다. 독특한 형태로 새로운 ‘임무’를 시작한 포항함은 개방 이후 지금까지 5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천안함과 한 준위는 반짝 기억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포항을 찾는 관광객이 꼭 들르는 체험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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