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토피 치료 효과’가 살린 시골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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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위기 금산 상곡초등교
‘교실 공원화’ 소문 퍼져
4명 한꺼번에 전학 와
군, 안심학교 지정해 지원

충남 금산군 군북면 상곡초등학교. 서대산 자락에 있는 이 시골 초등학교는 지난달 한 달 동안 잔치 분위기였다. 최근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무려 4명이 한꺼번에 전학을 왔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2000년 이후 학생수가 매년 2, 3명씩 줄어 폐교 위기에 처해 있었다.

3학년 김모 양(9)을 비롯해 3명의 초등학생과 1명의 유치원생이 경기 부천시, 의정부시, 대구시 등지에서 전학을 온 것은 피부질환인 아토피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이 학교 6학년 오모 양(12) 사례가 널리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경기 포천시에 살았던 오 양은 상곡리 할머니댁에 왔다가 아토피가 호전되자 2008년 아예 전학을 왔다. 때마침 김영민 교장이 실시한 ‘교실 공원화 사업’은 아토피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됐다. 교실 공원화 사업은 교실의 한쪽 벽을 황토로 바르고 교실 안 화분에는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인 킹벤자민 및 폴리시아스, 스킨인사그릭스 등 식물 40여 종을 심은 것.

금산군은 상곡초등학교 사례가 좋은 ‘헬스 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이 학교를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로 지정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금산군 보건소 건강도시담당 정길호 씨는 “주민들은 민박집을 하려고 학교 주변에 지었던 5채의 황토집을 전학생 가족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주거 문제를 해결해 줬다”고 말했다.

금산군은 앞으로 충남도교육청과 협조해 학교 용지나 주변에 ‘아토피 빌리지’를 만들고 전학 온 학생들이 초등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곡초등학교를 초중고 통합 학교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의 041-750-4372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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