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시범운영 ‘굿모닝 아침밥 클럽’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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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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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와 아침 먹으니 공부 더 잘돼요”

과일-떡-빵 등 간편식 제공 학부모-학생 모두 대만족
15개 학교 800여명 혜택 내년까지 시범거쳐 확대

8일 오전 아침을 굶고 등교한 서울 중구 만리동 환일고교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시리얼과 우유, 과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옆에 있던 이기철 지도교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학생들에게 아침 챙겨먹기의 중요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굿모닝
아침밥 클럽’ 사업을 통해 조식 결식 학생에게 학교에서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사진 제공 서울 중구청
8일 오전 아침을 굶고 등교한 서울 중구 만리동 환일고교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시리얼과 우유, 과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옆에 있던 이기철 지도교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학생들에게 아침 챙겨먹기의 중요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굿모닝 아침밥 클럽’ 사업을 통해 조식 결식 학생에게 학교에서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사진 제공 서울 중구청
“아들아! 아침은 먹고 가야지!―환일고 아침밥 클럽.”

8일 오전 6시 50분 서울 중구 만리동 환일고 내 식당 앞에 놓인 팻말에 쓰인 글귀다. 식탁에는 시리얼 40g들이 한 봉, 우유 200mL와 키위 수박 등 과일이 1인분씩 놓여 있었다. 환일고는 지난달 24일부터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조식을 학교에서 제공하는 ‘굿모닝 아침밥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와 중구 예산으로 시범 운영하는 사업이다.

“좋죠. 조금만 늦게 일어나도 학교에 늦을까 봐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단 학교에 와서 아침을 먹으니 마음이 편해요.” 이날 가장 먼저 식당에 나타난 2학년 김강혁 군(17)이 웃으며 말했다. 등교하는 데 40분 정도 걸린다는 김 군은 “평소 끼니를 거른다며 속상해하시던 부모님이 더 좋아하신다”고 했다.

2008년 보건복지부 청소년 온라인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주 5일 이상 아침을 먹지 않는 중고교생은 전체의 28.3%에 이른다. 아침 결식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져 고3의 경우 30.9%다. 조식 결식은 학습능률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신체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굿모닝 아침밥 클럽은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환일고 아침밥 클럽에 등록한 학생들은 모두 105명. 이날 오전 7시 20분까지 93명이 식당 한 칸을 차지하고 아침을 먹었다. 조식 제공이 시작된 뒤 2주 동안 참석률이 평균 93%를 보일 정도로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메뉴는 신선한 과일을 기본으로 떡, 빵, 시리얼 등 곡류와 두부, 두유, 요구르트 등 콩·유제품을 번갈아 제공한다. 학생 1인당 한 끼 평균 예산은 1800원가량. 시리얼과 우유 등을 기업으로부터 무상 지원 받아 실제 가격은 2500원 이상이다. 3학년 안준성 군(18)은 “집에서는 잠을 깬 뒤 바로 아침밥을 먹으려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며 “오전 내내 속이 쓰렸는데 학교에서 아침을 먹으니 든든해 공부도 잘된다”고 말했다.

굿모닝 아침밥 클럽 대상자는 급식비 보조를 받는 학생들이나 맞벌이 가정 학생, 집이 학교와 멀어 아침을 먹지 못하는 학생 등이다. 환일고의 경우 평소 급식보조를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4 대 6의 비율로 섞여 있다.

환일고 아침밥 클럽을 담당하는 이기철 급식 지도교사(2학년 5반 담임)는 이날 아침밥을 걸러야 했다. 이 교사는 “집이 인천이어서 오전 4시 반에 나와야 해 우유 2개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며 “아침밥 클럽 지도를 맡으며 출근시간이 더 빨라졌지만 아침 먹는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내 배가 부르는 듯하다”고 말했다. 환일고에서는 이 교사와 행정직원 2명이 배식 준비, 청소, 명단 관리 등을 맡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침밥 클럽 1차 시범운영 설문조사에서 참여 학생의 81%, 학부모의 77%가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이라고 답했다. 또 참여 학생들의 신체적 안정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굿모닝 아침밥 클럽을 지난해 9월부터 8개교에서 운영하다 올 5월부터는 15개 학교로 늘렸다. 현재 서울에서 800여 명이 매일 학교에서 아침을 먹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시범 운영한 뒤 평가를 거쳐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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