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름없는 천사’ 원주기독병원에 또 1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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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女작년에도 1억 기부
VIP검진권도 “어려운 분께”

1일 낮 12시경 강원 원주시의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사회사업팀에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들어섰다. 사회사업팀 직원은 이 여성이 지난해 9월 사무실을 찾아와 익명으로 1억 원을 기부했던 사람임을 금세 알아차렸다. 옷차림도 지난해와 똑같은 티셔츠에 면바지였다. 이 여성은 이번에도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치료비에 써달라며 1억 원짜리 수표를 내놓았다.

그는 “어린 시절 모진 고생을 잘 이겨내고 인생을 살아오신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며 “심장병, 소아암, 희귀 난치성 질환 등의 치료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원은 이 사실을 병원장과 홍보과장에게 알렸으나 기부자는 “뭘 바라고 한 일이 아니다”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무실에 머문 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이 직원이 ‘VIP건강검진권’을 내놓았지만 기부자는 “어려운 분에게 전해 달라”며 사양했다. 건강검진권은 기부자 예우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 지난해 기부 이후 직원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었다.

원주기독병원은 기부금 1억 원을 원내 진료비후원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치료 중인 18세 미만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해 쓸 계획이다. 지난해 기부한 1억 원은 환자 25명의 치료비로 지원됐다.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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