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 잘하는 사람이 능력자?”…실제로는 효율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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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불하는 ‘전환 비용’ 너무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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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태스킹이란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회의를 하면서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SNS를 하고, 동시에 또 다른 일까지 하는 사람. 보통 이런 사람들은 “정보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많은 정신 전문가들은 반대의 평가를 내린다. 멀티태스킹은 많은 일을 처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뇌가 한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해 모든 작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경심리학 전문가인 제니퍼 E. 데이비스 박사(브라운 대학교 워렌알퍼트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부교수)는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완료하도록 설계된 ‘모노태스커(Mono-tasker)”라고 말했다.

“동시에 하는 게 아니라, 빠르게 바꾸는 것”…뇌의 한계

데이비드 박사에 따르면, 우리가 멀티태스킹을 할 때 뇌는 여러 작업을 빠르게 전환한다. 이러한 끊임없는 전환은 뇌에 부담을 주어 피로감을 유발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뿐만아니라 주의 산만을 유발해 오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인간의 뇌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하나의 작업만 처리하며 빠르게 전환(task switching)할 뿐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다. 작업을 바꿀 때마다 뇌는 다시 집중 상태로 돌아가야 하고, 그 사이에는 아무 생산성도 발생하지 않는 공백 시간이 생긴다.

2001년에 발표된 한 실험에서 조슈아 루빈스타인 박사 연구팀은 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수학 문제 풀기 △기하학적 도형 분류하기 같은 다양한 과제를 전환하는 네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한 과제에서 다른 과제로 전환할 때 시간을 허비했다. 과제가 복잡해질수록 허비하는 시간은 더 커졌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더 복잡한 과제 사이를 전환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을 소비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작업을 항공 교통 관제에 비유하며 정신적 과부하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생산성 최대 40% 감소…능력 아닌 “착각의 심리”

스탠포드 대학교의 한 연구에서는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에 비해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작업을 전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심리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속적인 멀티태스킹은 생산성을 최대 40%까지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역시 작업을 끊임없이 전환하는 것은 작업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과 창의적 사고에 필요한 깊은 집중 상태에 도달하는 두뇌의 능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케임브리지대의 한 연구에서도 이를 증명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작업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조건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소화하는 조건으로 나뉘어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멀티태스킹 참가자들의 업무 성과가 현저하게 낮았다.

지난해 사이언스다이렉트에 실린 연구에서는 화상회의 중 멀티태스킹을 한 그룹이 피로도 증가와 업무 정확도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멀티태스킹을 ‘능력’으로 착각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바쁘게 보이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은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오래 걸리고, 더 많은 실수를 하고, 더 적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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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는 있어…“단순 작업 + 자동화된 행동”

그렇다고 모든 멀티태스킹이 나쁜 것은 아니다. 정신 전문가들은 나쁜 멀티태스킹과 좋은 멀티태스킹이 있다고 설명한다.

△걷기 + 음악 듣기 △설거지 + TV 시청 같은 멀티태스킹은 확실히 효율적이다. 이는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것처럼 한쪽이 거의 자동화된 단순 작업일 때 가능하다고 데이비스 박사는 설명했다.

반대로 △회의 + 이메일 작성 △공부 + SNS와 같이 두 가지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은 능률를 떨어뜨린다.

다만 이같은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디지털 세상에서는 멀티태스킹이 불가피하다는 견해(2021 rontiers in Psychology)도 있다. 매일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 기기를 전환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산적인 멀티태스킹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은 갈수록 비용 절감과 프로세스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은 때로 기본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적인 업무나 프로젝트를 맡기기도 한다.

이에 USC도른사이프는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관리자는 팀원들이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한 후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도록 유도하고, 뇌가 완전히 주의를 전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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