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16강 자축 응원 뒤풀이 눈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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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23일 경기 직후 흥분한 일부 시민이 지나가는 차량을 막아세우고 올라타는 등 도넘은 응원 뒤풀이가 펼쳐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새벽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비겨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기쁨을 만끽하며 응원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5~6명씩 짝을 이뤄 도로를 가로막고 지나가는 차를 마구 흔들어대며 응원가를 불렀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에서는 차 위로 올라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사람이 있었고, 차 위에서 뜀뛰기까지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특히 봉변당한 차의 운전석 유리에는 금이 가고 보닛이 찌그러졌는가 하면, 운행 중인 마을버스의 창문 위를 밟고 매달린 청년이 버스가 속도를 내자 아래로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광경도 목격됐다.

한강 둔치에서 응원을 마친 일부 시민이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를 무단 횡단하는 바람에 교통에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또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는 16강 진출에 기뻐하던 대학생 4명이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이 중 이모(20) 씨가 익사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도를 넘은 뒤풀이에 축제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축하려는 분위기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회사원 장정인(32)씨는 "온 국민이 열광하는 분위기는 이해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즐기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고계현 정책실장은 "스포츠의 특성상 흥분하면 자제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며 "응원을 하는 것은 좋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절제 있게 즐기는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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