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시장님, 부산위한 도전적 사업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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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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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더 좋아진다.” 21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 6·2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허남식 부산시장은 시민 충고를 듣기 위해 ‘민선 5기 부산시장에게 바란다’라는 행사를 마련했다. 참석자는 온라인 신청자와 직능단체가 추천한 105명. 예정된 3시간 동안 골고루 기회를 주기 위해 발언시간은 2분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생생한 현장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면서 대부분 시간을 넘겼다. 질문자 41명 모두 할 말이 많았다.

주부 권경희 씨(45)는 “맞벌이 부부가 퇴근해 자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운영방안은 없느냐”고 물었다. 사회복지사 이경희 씨(46)는 “시장이 시민 말을 오래 기억할지 걱정된다”며 “범죄예방용 폐쇄회로(CC)TV가 부족하면 인간CCTV(잉여인력)를 활용하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회사원 최훈 씨(42)는 “관광객들이 부산에 와서 회 먹고, 야구 보고, 노래방에서 놀기만 할 뿐 마땅히 갈 곳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택시 운전사 김호덕 씨(48)는 “시민들 상상을 묵살해 버리지 말고 이제 시장도 도전적인 사업가가 돼 보라”고 주문했다. 대학원생 이상우(30), 대학생 박재미나(24·여), 강신현 씨(24)는 취업과 일자리, 등록금과 학자금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휠체어를 타고 참석한 정수철 씨(40)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는 물론 고용의무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파키스탄인 카리 샤이본 이슬람 씨(36)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허 시장은 “몰랐던 부분, 생생한 시민 목소리를 꼭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허 시장에게는 ‘관리형 행정가’ ‘추진력 부족’ 등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그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선거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소신껏 일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소신을 갖고 몸을 던져 일하는 ‘허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조용휘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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