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의혹 일부 사실”…검사 10명 징계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10시 12분


규명위 조사결과 발표…"지속적 접대나 대가성 없었다"
검찰문화개선 전담기구 설치 등 개혁안 제시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52)가 제기한 이른바 '검사 향응접대 의혹'을 조사해온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는 10일 검사 윤리강령을 위반하고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확인된 10명의 검사들에 대해 징계를 건의하기로 하는 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비위 정도가 다소 무겁지만 징계시효가 지난 검사 7명에게는 인사 조치를, 상급자를 단순히 따라가 정 씨가 주재하는 회식에 참여한 평검사 28명에게는 검찰총장이 엄중 경고할 것을 권고했다.

진상규명위는 "진주지청에서 근무하면서 정 씨와 친분을 맺은 박기준 부산지검장 등과 그들을 통해 정 씨를 알게 된 검사들 일부가 부적절한 식사·술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 씨는 박 검사장을 통해 알게 된 한승철 검사장 등과 주로 교류하며 일부 회식에 동석해 회식비를 지불하는 형태로 접대를 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검사들은 상급자를 따라 회식에 단순 참가하였을 뿐, 정 씨와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접대 및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부산지검 A 부장검사가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나머지 검사들에 대한 성접대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 씨는 1984년부터 꾸준히 금품을 제공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전별금 1회 제공사실이 확인되었을 뿐 20~26년의 시간이 흘러 명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곤란했다"고 말했다.

또 "정 씨가 1991년경 갱생보호위원 활동을 사실상 종료한 이후에는 지난해 3월 한 검사장에게 100만 원을 제공한 외에 별도로 금품을 제공한 사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진상규명위는 검찰 회식 문화 개혁 등 다양한 제도 개선안도 내놨다. 우선 검찰 문화 개선 전담 기구인 가칭 '검찰문화팀' 설치를 권고했다. 또 음주 일변도의 회식문화 탈피를 주문했고 문화 공연 관람 등 1인 1문화 활동을 장려키로 했다.

이 밖에 범죄 수사로 인한 심각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로부터 자유롭게 상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비용을 지원하라고 권유했다.

진상규명위는 검사들의 감찰을 맡고 있는 대검 감찰 부장에 외부 인사를 의무적으로 임명토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검찰을 떠난 지 5년 이상 경과된 검찰 출신 인사 또는 법조인, 기업인 등 일반인 중 감찰부장을 임명토록 하고 감찰부장의 임기 2년을 검찰총장과 겹치지 않게 하라고 권고했다.

또 미국 등 외국 사례를 참조해 검사 윤리행동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방 근무 검사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예산 및 인사상 지원대책을 강구하라고 건의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3시 김준규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고검장과 대검 간부들이 참가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진상규명위의 건의사항을 수용할지 등을 논의한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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