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참 좋은데 직접 말할수도 없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푸념이 광고 아이디어로 바뀌며 ‘대박’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CF 뜨며 매출 150% 껑충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중독성 강한 20초짜리 TV 광고 카피가 화제다. 부산에 본사를 둔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59·사진)이 출연한 자사 산수유 제품 광고는 김 회장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에 유머감 있는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사상구 덕포동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올 2월부터 이 광고를 내보내자 산수유 제품 매출이 150%나 성장했고 고객들의 제품 재구매율이 87%로 뛰었다”며 “촬영비와 편집비용을 합쳐 2000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면서 싱글벙글했다.

이 광고가 탄생한 배경은 이렇다. 올 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직원들과 광고제작 회의를 하던 중 김 회장이 한마디 툭 던졌다. “산수유가 진짜 남자한테 좋은데, 자칫 식품위생법상 과대광고가 될 수 있고, 어떻게 방법도 없고…”라며 푸념을 했다.

“바로 이거다 싶었죠. 나와 직원들이 이 카피를 밀어보자고 의견을 냈어요.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려다 제가 직접 모델로 나섰습니다. 돈을 많이 들여 광고를 아주 잘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정말 촌스럽게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모델로 나섰죠.” 광고 효과는 대성공이었고 이 회사 매출은 800억 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전국 각지 170여 곳에서 한 특별강연 강사료와 매달 2000만 원씩의 회사 출연금 등 총 5억 원의 ‘출산 장려기금’을 만들었다. 자신의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회원이 세 자녀 이상을 낳으면 200만 원을 지급한다. 벌써 80명에게 이 돈을 지원했다. 출산장려금 조성 이유에 대해 그는 “사람이 곧 국력인 시대인 만큼 대한민국을 부자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TV 광고에서 직접 말하지 못한 산수유의 기능은 신장과 방광 기능, 스태미나 향상이라고 귀띔했다. 김 회장은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니 참 좋네”라며 웃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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