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담화에 시민사회 ‘환영·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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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당당한 추궁" 환영…"남북갈등 고조" 우려
천안함 유족 "정부 할일 다했다…개성공단 피해 없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천안함 사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자 사회 각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북한의 책임을 당당하게 추궁한 담화였다"는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이번 담화로 남북이 지나친 대결구도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천안함 46용사 유가족들은 대체로 "이날 담화에 만족한다"면서 "담화 내용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김동진 중사의 어머니 홍수향 씨(45)는 "대통령과 해군이 유가족들에게 한 여러 약속을 다 지켜줘 감사하다"며 "침몰 원인에 대한 괴담이 많은데 객관적인 원인 규명을 다 마친 뒤 담화문을 발표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2)는 "한국전쟁에서부터 아웅산 폭파사건, 대한항공 납치, 연평해전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항상 북한에 당하면서 별 소리 못했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장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북에 퍼주지 말라"고 항의했던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7)는 "못 먹는 동포들에게 가는 지원까지 막을 일이 있겠느냐"며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하겠다는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보수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기자회견에서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처럼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은 명백한 도발"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27개 국내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도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에 있는 탈북자 2만여 명의 뜻을 받들어 김정일 독재자와 그를 추종하는 당국자들의 만행을 규탄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북한민주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진보 성향 단체인 참여연대는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천안함 좌초 가능성을 또다시 제기했다. 토론에 나선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은 "천안함은 군함과 충돌해 좌초했다"고 종전 주장을 되풀이하며 "엔진 기동상황, 항로 등 추가 정보를 공개해 의문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회사원 김직 씨(28)는 "군사적 공격을 당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고 했다. 반면 회사원 김미선 씨(43·여)는 "장병 희생에 따라 담화 발표를 한 것은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북한을 압박해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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