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한밭수목원 “흡연 참아주세요” 캠페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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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연구역 선포식
실외라서 법적 단속은 못해

국내 최대의 도심 인공 수목원인 대전 서구 만년동 한밭수목원. 38만7000m² 규모에 2000여 종 10만 그루의 수목을 갖춘 데다 대전 예술의 전당, 대전시립미술관 등이 주변에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다. 하지만 흡연으로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대전시가 8일 한밭수목원에서 수목원 대축제를 열면서 ‘금연구역 선포식’을 가졌다. 금연 표지판을 설치하고 금연 골든벨 대회도 열었다. 실외 공간인 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대전에서는 처음이다. 수목원에서의 흡연 제재는 현행법상으로는 불가능하다. 국민건강증진법이 대형 건물과 음식점 등 실내 공간만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단속은 할 수 없지만 시민들이 스스로 흡연을 삼가고 계도에 따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한밭수목원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한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아 간접흡연의 폐해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수목원에는 연간(2009년 기준) 88만 명가량의 관람객이 찾고 이 가운데 절반이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외국에서는 공원과 해변 등을 법률을 통해 금연구역으로 선포해 가고 있다. 2010년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밴쿠버는 9월 1일부터 스탠리파크를 포함해 200여 개 공원과 18km에 이르는 해변을 흡연 금지 구역으로 최근 결정했다. 호주 최대의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길거리는 물론이고 운동장, 어린이집 근처, 해변 등 사실상 주 전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해변을 포함한 모든 주립공원에서 금연을 시행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이 법안은 주 정부가 개인의 생활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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