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빈곤층 주택 개보수’ 애타는 전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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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가구 지원 필요
“홀몸노인이 가장 큰 문제”

9일 전남 영암군 군서면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 집이 없는 홀몸노인,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이 생활하는 사회복지시설 ‘달뜨는 집’이다. 영암군은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해 달뜨는 집 4곳을 만들었다. 현재 16가구가 가구당 30여 m²(약 11평)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진현(가명·9·초교 2년) 군과 할머니(50)는 올 3월부터 달뜨는 집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낡은 토담집에서 단둘이 살았으나 벽에 뚫린 구멍으로 쥐가 드나들 정도여서 진현이는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가 진현이와 할머니를 달뜨는 집에 임시로 머물게 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진현이 할머니는 팔을 다쳐 일할 능력이 없고, 기초생활수급비 30만 원이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낡은 집을 고칠 형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재단은 진현이네 토담집이 개·보수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신축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개·보수가 긴급히 필요한 사회취약계층은 5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1만여 가구(25%)가 전남지역에 있다. 농어촌 저소득층, 그중에서도 홀몸노인들이 가장 큰 위기에 놓여 있다. 영암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홀몸노인 주택은 긴급 보수조차 할 수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에서 수리되는 사회취약계층의 낡은 주택은 8000곳이고 전남지역은 1861곳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주거복지사업이 집 없는 사람 위주로 진행돼 농어촌 홀몸노인, 조부모, 장애인의 낡은 주택 문제가 심각했다”며 “정부가 올해부터 저소득층 노후 주택 개·보수 사업을 시작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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