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국민 과일 사과의 모든 것 알려드릴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경북 군위군에 역사관 개관
전시실-시험 재배장 등 마련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 사과시험장 이동혁 연구관(왼쪽)이 사과원에 설치한 ‘무인 해충발생 감시 및 방재장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 사과시험장 이동혁 연구관(왼쪽)이 사과원에 설치한 ‘무인 해충발생 감시 및 방재장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게 ‘뉴턴의 사과나무’인데요, 품종이 ‘켄트의 자랑’입니다. 낙과가 잘되는 품종이지요. 태풍이 불어야 사과가 떨어질 정도로 품종개량이 잘된 요즘의 사과나무였다면 뉴턴이 사과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 법칙의 힌트를 얻기 어려웠을 겁니다.”

4일 경북 군위군 소보면 위성리 사과시험장. 김목종 장장(53·농학박사)은 최근 개관한 ‘사과역사관’ 앞뜰에 한창 꽃을 피운 뉴턴의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시험장은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소속이다.

17세기 뉴턴의 사과나무를 비롯해 최근까지 국내외 사과 재배에 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사과역사관이 최근 이곳에 문을 열었다. 2686m²(약 800평) 크기의 사과역사관은 사과 모양의 전시실과 주변의 사과생태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면 사과 재배의 역사와 농기구를 비롯해 사과를 이용한 각종 가공품 등 1000여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 옆으로 뉴턴의 사과나무를 비롯해 통일신라시대의 사과나무 등으로 조성한 생태공원, 사과 쿠키 등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다. 사과역사관이 설립된 것은 1901년 황해도 원산에 국내 첫 사과과수원이 조성된 이후 100여 년 만이다.

1991년 사과시험장이 이곳에 설립되고 사과역사관이 들어선 이유는 경북지역에서 전국 사과 생산량(2009년 기준으로 49만4000여 t)의 65%가량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역사관 안내를 담당하는 김선주 씨(27·여)는 “할아버지가 안동에서 사과원을 해 어릴 때부터 사과를 좋아했다”며 “역사관에 사과 이야기가 풍성해 찾는 분들이 사과가 그저 하나의 과일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과일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과역사관이 ‘사과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준다면 시험장 전체 26만 m²(약 7만8000평)는 ‘사과의 내일’을 보여준다. 사과전문가 20여 명이 최고급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사과는 약 6000만 t이지만 한국은 생산량에서 하위권이어서 고급화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시험장 과수원에 시범운영 중인 ‘무인 해충발생 감시 및 방재장치’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과나무 병해충을 막기 위해 병해충 유인물질을 넣어놓은 장치를 소형 전자카메라가 촬영해 무선 인터넷으로 과수원 상태를 24시간 원격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필요한 전력은 태양광을 이용한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이동혁 연구관(43·농학박사)은 “이 장치가 보급되면 노동력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데다 효과적으로 병해충을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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