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자금서 아들 과외비 등 빼내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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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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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강성종 의원 신흥학원 교비횡령 직접지시 정황”
前 사무국장 구속 기소-강 의원도 영장 검토”

경기 의정부시 신흥학원 이사장을 지낸 민주당 강성종 국회의원(사진)이 신흥대와 인디언헤드 국제학교에서 수십억 원의 교비를 빼돌리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 수사 결과 강 의원은 아들의 과외교습비와 가정부 보수, 식료품 구입비까지 모두 학교 운영자금에서 빼내 쓴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18일 강 의원의 지시를 받아 신흥대와 인디언헤드 국제학교의 교비 88억9986만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신흥학원 전 사무국장 박모 씨(53)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이 가운데 62억1848만 원을 강 의원의 정치활동자금과 생활비로 지원했고, 강 의원은 이 돈을 선거운동이나 사조직 운영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강 의원의 지시에 따라 신흥대의 건물 신축공사를 진행하며 공사비를 부풀려 25억7600만 원을 빼돌리고, 인디언헤드 국제학교에서 예산을 빼돌리거나 허위 거래실적을 만들어 24억8489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강 의원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흥대 교비 11억1541만 원을 인디언헤드 국제학교에 넘겨 사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06년 말부터 최근까지 인디언헤드 국제학교 교비 계좌로 연결되는 직불카드를 만들어 강 의원의 집사에게 넘겨준 뒤 동물병원, 음식점, 대형마트, 골프용품점, 주유소 등에서 쓸 수 있도록 했다. 또 강 의원 아들의 과외교사와 가정부의 보수도 학교 자금으로 지급하게 했다. 이렇게 쓰인 돈은 모두 1억5688만 원이다.

검찰은 단순히 정치자금을 받은 것보다 학교 자금을 빼돌린 것이 더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강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회기 중에 현직 국회의원을 체포·구속하려면 국회의 체포동의를 받아야 하고 4월 말까지 회기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보강 수사 결과를 검토한 뒤 3월 말 강 의원의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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