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 키덜트 바이러스 퍼진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2월 24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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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24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키덜트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이를 뜻하는 키드와 어른을 뜻하는 어덜트의 합성어인데요. 장난감이나 인형,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을 가진 어른을 뜻합니다.

(김현수 앵커) 한때는 소수 마니아 문화로 취급받던 키덜트 문화가 이제는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다양한 공구들로 가득한 방, 책상 위에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펼쳐놓고, 섬세하게 조립합니다.

30 대 중반 이두영 씨는 프라모델 작가입니다. 프라모델 마니아였던 그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전업작가가 됐습니다.

그렇게 만든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수백 점 가까이. 집안 곳곳 그 열정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인 터뷰) 이두영 / 프라모델 작가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장면을 내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그게 굉장히 매료되더라고요. 그런 것 때문에 하나하나 만들다 보니 이쪽으로 많이 들어가게 됐죠."

자신이 직접 캐릭터를 구현하기도 합니다.

만 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람들.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코스프레 마니아들이 가득합니다.

10대 청소년이 대부분이지만, 20,30대 성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20대 회사원 박수현 씨도 그 중 한사람. 8년 전 코스프레를 시작한 그는 직접 옷을 만들고 분장을 합니다.

(인터뷰) 박수현 / 코스프레 마니아
"일상적이고 단조로운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 그러면서 만들면서 즐거움 같은 거..."

소 수 문화 매니아들의 문화로 여겨졌던 키덜트 문화는 이제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내 한 백화점은 2월 초 캐릭터 숍을 열었습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판매하는 이 매장은 아동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백화점 측이 지난 3주 동안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상 남성 고객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프라모델 전문 매장에도 성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표적인 프라모델인 건담 로봇의 경우 2009년 한 해 매출액이 300억원 대로 최근 2, 3년 사이 연 30%이상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인 터뷰) 김기범 매니저 / 건담베이스
"연예인 분들이 취미생활로 언론에서 공개되면서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나 원래 좋아하시는 분들이 다시금 좋아하시게 됐고요. 20, 30대 성인남녀가 60%를 차지합니다."

장난감을 예술의 한 분야로 여기는 아트토이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적게는 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지만, 한정판으로 나오는 제품들은 출시된 지 얼마지 않아 품절되기 일쑵니다.

(인터뷰) 윤일균 매니저 / 킨키로봇 신사점
"2007년부터 있어본 결과 처음보다 오신 분들이 아트토이 문화를 빨리 접하시고... 매출 퍼센트로 따지면 처음 오픈 했을 때보다 500% 성장해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키덜트 문화를 인기를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의 놀이문화로 해석합니다.

(인터뷰) 최영일 / 문화평론가
"영상세대가 된 거죠. 2, 3차원 이미지로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그리고... 덧붙여 또 하나는 세대간의 경계가 해체되는 사회적 현상이 있는 거 같아요. 과거에는 아이들의 문화는 아이의 것, 어른의 문화는 어른의 것 했는데 이제는 해체되고 있고요."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 동심을 가진 어른들이 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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