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된 고려인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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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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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광사 불상안에서 발견

1000년 전 고려 인삼 5∼6뿌리(사진)가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腹藏·불상을 만들 때 안에 보화나 불경 등을 넣는 공간)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문화연수원은 23일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연구원의 탄소연대 측정 결과 이 인삼은 1060±80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존 최고(最古)의 인삼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학술조사 결과를 밝혔다. 불상에 인삼을 넣는 이유는 시주자가 조상의 극락왕생과 자손의 장수를 빌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인삼은 70여 년 전 일제강점기의 것으로, 싱가포르 상인이 가지고 있던 것을 한국인삼공사가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고려 인삼은 높이 67cm, 어깨너비 46cm 크기의 부산 원광사 목조보살좌상의 복장에 있던 것으로, 2008년 9월 원광사 측에서 전통문화연수원에 보존 처리를 의뢰해 불상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불상에서 나온 발원문(發願文)에 따르면 불상은 1502년(연산군 8년) 제작됐으며 평안도 천성산 관음사에 모셔진 뒤 1706년 개금(改金·금칠을 다시 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통문화연수원 이관섭 교수는 “인삼과 불상의 연대가 30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다른 불상 안에 있던 인삼을 옮겨 담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불상이 부산 원광사로 온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옥순종 한국인삼공사 홍보팀장은 “이번에 발견된 인삼은 홍삼으로 보인다”며 “1123년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나오는 ‘숙삼(熟蔘)’이라는 표현을 통해 홍삼의 기원을 유추했었는데, 이번 발견으로 홍삼 연구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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