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뻔뻔한 교장선생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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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운영권 주겠다” 교장실로 업자 불러 뒷돈 챙겨
前-現초등학교장 5명 기소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배성범)는 3일 방과후학교의 컴퓨터·영어교실 위탁운영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A사로부터 사례비 명목으로 700만∼2000만 원을 받은 서울 광진구 Y초등학교장 김모 씨(60) 등 전현직 초등학교장 5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현직 학교장 1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사 대표 이모 씨(58)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 등 교장들은 2003∼2009년에 3∼16차례 교장실 등 은밀한 장소에서 현금을 받았다. 이들은 업체와 계약한 뒤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는 학생의 수강료 일부를 자기 몫으로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학생모집공고 결재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식으로 업체를 압박하기도 했다. 컴퓨터 무상지급까지 끝난 컴퓨터교실을 폐쇄하거나 축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사례도 있었고, 업체가 고용한 강사에게 교육내용과 상관없이 “교실이 소란하다”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며 트집을 잡았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방과후학교 위탁운영업체를 입찰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나 사실상 학교장의 의사에 따라 업체 선정이 좌우되고 있었다”며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교장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즉각 직위해제하고 비리 공직자를 한 차례의 적발만으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중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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