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태안사고 얼마나 지났다고… 서해안 또 잇단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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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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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해경, 늑장대응 어민피해 키워

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에서 어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 1월 25일까지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다녀갔다고 당진군은 밝혔다. 사진 제공 당진환경운동연합
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에서 어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 1월 25일까지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다녀갔다고 당진군은 밝혔다. 사진 제공 당진환경운동연합
최근 잇단 기름유출 사고로 당진과 서산 등 충남 서해안에 다시 방제복이 등장했다. 태안사고 때처럼 어장으로 기름이 흘러들자 어민들은 생계 및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름 유출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해상 기름판매를 대산항 등 3곳에서 25일부터 중단했다.

○ 현대오일뱅크 사고 10시간 후 통보

25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유조선 D호와 S호가 12일과 지난해 12월 20일 서산시 대산읍 현대오일뱅크 인근에서 벙커C유를 공급받다가 6kL가량의 기름을 유출했다. 이들 유조선은 방제작업은커녕 기름유출 사실을 신고조차 않은 채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해경은 20일 유조선 S호 선장 조모 씨(65) 등 2명을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현대오일뱅크 직원 4명도 입건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사고 이후 10시간이 넘어서야 기름유출 사실을 해경에 알렸다. 해경도 이 같은 사실을 인근 어민들에게 제때 알리지 않았다. 어민들은 해경과 현대오일뱅크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조선 S호의 기름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3km 떨어진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 8개 섬과 경기 옹진군과 안산시 등의 섬으로 밀어닥쳤다. 유조선 D호의 기름은 15일경 난지도 부속 섬인 비경도와 서산시 대산읍 은골 해안을 덮쳤다. 난지도유류피해대책위 최장량 위원장은 “지난해 말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고 있는데 이달 중순 갑자기 또 한 번 기름이 밀려들었다”며 “굴, 전복, 가리비 양식과 어선 어업이 모두 중단돼 현대오일뱅크에 겨울 생계비 보상과 양식장 피해 조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 서해안에 다시 등장한 방제복

요즘 이들 해안은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방제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로 북적대고 있다. 25일까지 현대제철과 현대오일뱅크, 인근 군부대, 당진군 등에서 온 자원봉사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해안가로 기름이 몰려온 것은 태안사고 이후 처음”이라며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기름유출이냐”고 말했다.

기름유출 사고가 빈발하자 현대오일뱅크는 25일부터 대산항, 당진항, 태안항 등 3곳에서 해상급유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는 3개 항에서 월평균 1만 kL(6만3000배럴)의 기름을 판매해 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벙커C유를 수송하는 연안 선박회사들이 영세하고 소규모여서 안전사고 교육 등으로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아예 원인 제거 차원에서 판매 중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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