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선배들이 들려주는 대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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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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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수 90점 이상 껑충… ‘기적은 있다’
중앙대 생명과학과 김지선 씨

고3 때 정말 ‘열심히’ 놀았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한 대학들 중 한 곳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서야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고3때부터 부모님은 “재수는 꿈도 꾸지 말라”고 말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공부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에 재수를 한다 해도 성공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저 막막했습니다.

처음엔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재수는 안 된다고 말하셨던 부모님이 수능 재도전을 권유하셨습니다. 대입 결과가 발표된 후 며칠 동안 고민했습니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결국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놀기 좋아하고 게으른 성격이기에 재수를 결심한 후 바로 기숙학원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도 제 선택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고1 겨울방학 때 한 달 동안 기숙학원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기숙학원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다시 시작한 수능 공부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몇 개월 사이 머리가 굳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몸도 실력도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다 보니 우울할 때가 많았습니다. 밤에 침대에 누워 여러 번 울었습니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빡빡한 일정에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여도 기숙학원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기숙학원 입소 후 첫 번째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고3 때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첫 모의고사를 본 뒤 “이대로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지” “이번엔 너무 쉬웠어”라고 말할 전국의 고3 학생들을 떠올리니 더 우울했습니다. 매달 한 번씩 집에 갈 때마다 부모님을 설득해서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처음과 달리 신중하게 학원을 골랐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도 적응하지 못한다면 학원만 전전하다 재수생활이 끝나버릴 공산이 컸기 때문입니다. 학습 환경, 시설을 고려해 집에서 가까운 강북중앙학원을 선택했습니다.

학원을 옮기면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하자 공부에 집중하기가 한결 쉬웠습니다. 전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과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아예 그 과목을 공부하지 않는 나쁜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북중앙학원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고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집중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잘 몰랐던 제게 수업은 재수생활의 길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았습니다. 선생님들이 칠판에 쓰는 내용은 모두 연습장에 받아 적고, 필기 노트를 자습시간에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또 수업시간 선생님이 풀었던 방식으로 문제를 풀면서 여러 풀이법을 익혔습니다.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덕분에 그동안 싫어했던 수리, 외국어영역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질문 한 번 한 적 없던 제가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려고 선생님을 쫓아다녔습니다. 모의고사 문제집을 푼 뒤 오답노트를 만들고, 취약유형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공부법도 스스로 터득했습니다.

강북중앙학원에서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바로 자습시간. 선생님들이 자습시간 학생들을 감독, 지도해주지만 자습시간만 되면 놀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주말에도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으로 이미 대학에 들어간 친구들을 만나 놀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스트레스 해소는 공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때부터 마음속으로 ‘경쟁자’를 정하고, 반드시 경쟁자를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했습니다. 스스로 학업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자습시간에 한눈팔지 않고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수능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지난해 수능 점수보다 원점수가 90점 이상 올라 바라던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재수기간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꾹 참고 이겨낸 덕분에 성공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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