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숨지고… 백신 모자라고… 지구촌 신종플루에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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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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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亞日報 선정 2009 10大 뉴스

《고열과 몸살, 그리고 회복의 희망이 교차한 한 해였다. 올해 멕시코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 탓만은 아니었다.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보냈고 용산 참사와 노조 파업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한국은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경제도 안정을 찾은 듯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드러난 선진국-개도국 간 갈등은 하나 된 세계로 가는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국내 멕시코를 다녀온 50대 수녀가 5월 2일 처음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확진 판정을 받았다. 3개월 후인 8월 15일 신종 플루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 12월 12일 현재 신종 플루 사망자는 148명. 10월 말부터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하고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강화하면서 신종 플루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용산 철거민 강제해산 과정 6명 사망

경찰이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용산 4구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등 30여 명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 안의 인화 물질에 불이 붙어 경찰특공대원 1명과 시위대 5명 등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 원인 규명과 유족에 대한 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北, 미사일 발사-2차 핵실험 무력시위

북한은 4월 5일 장거리로켓을 쏘아 올리고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실시해 대외적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를 채택해 대북제재를 한층 강화했다. 북한은 11월 10일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대청해전을 일으켰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은 한국 해군의 집중포화에 대파된 채 퇴각했다.

대법원 ‘식물인간 할머니’ 존엄사 인정

대법원은 5월 21일 식물인간 상태인 김옥경 할머니(77)와 가족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존엄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병원은 이 판결에 따라 6월 23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김 할머니는 지금도 생존해 있다. 연명치료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노무현 前대통령 고향서 자살 충격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23일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뒷산에서 몸을 던져 6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등 조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의 자살로 검찰수사는 종결됐다. 비리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은 순식간에 추모열기로 돌변했고 역대 최대 규모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쌍용차-철도파업 원칙대응에 백기

볼트 새총과 화염병, 사제 대포까지 등장했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경기 평택공장 파업이 8월 6일 발생해 77일 만에 종료됐다. 임단협 문제로 11월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전국철도노조도 8일 만에 백기를 들었다. 경제위기에다 노사관계까지 유달리 험악했던 올해 두 사건은 사측과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갖고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전국민 추모

한국 현대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긴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8월 18일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공과(功過)와는 별개로 전국적 추모열기가 일었고 영결식은 전직 대통령 최초로 국장으로 치러졌다. DJ 서거를 계기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화해를 시도했다. 북한이 보낸 조문단은 이후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비밀접촉의 출발점이 됐다.

세종시-4대강 처리 놓고 국가적 논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3일 세종시 원안 수정 가능성을 내비쳐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다. 충청권은 물론 야당과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까지 반대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4대강 예산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해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빚고 있다.

G20정상회의 내년 유치… 한국위상 높여

한국은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내년 11월 열리는 제5차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G20 의장국이자 개최국이 되면서 국제사회의 결정에 순응하는 나라에서 새로운 질서를 설정하고 조정하는 나라로 거듭난 것이다. 과감한 재정집행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월드컵 본선진출… 김연아 국제대회 휩쓸어

스포츠의 연이은 승전보로 행복했던 한 해였다. 축구대표팀은 내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해 7회 연속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됐다. 남북이 사상 처음 동반 진출한 것도 경사. ‘피겨 여왕’ 김연아는 그랑프리 대회를 휩쓸며 내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예약했다. 야구대표팀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야구의 중심에 섰다.

국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공포가 지구촌을 휩쓸었다. 빠른 확산에 놀란 세계는 위기경보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한편 백신 확보 경쟁을 벌였다. 다행히 치사율이 낮아 대재앙이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1만 명 넘게 숨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위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경제 대공황 이후 최악 소용돌이

올해 글로벌경제는 금융위기 여파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대공황(Great Depression)’에 빗대 ‘대침체(Great Recession)’라는 말도 유행했다.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으로 글로벌경제는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민간소비가 경기회복세를 지탱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美 첫 흑인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1월 20일 버락 오바마가 미국 44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함으로써 미 헌정사상 첫 흑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는 한편 보건의료개혁 등 현안 해결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취임 10개월 만에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 없이 결정된 성급한 시상이라는 논란이 거셌다.

이란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시위 몸살

6월 12일 이란에서 대선이 치러진 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약 한 달간 거센 반정부시위가 벌어졌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번지자 당국은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여대생 ‘네다’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됐다. 12월 19일 개혁파 최고 성직자 호세인알리 몬타제리가 숨진 뒤 반정부시위가 재연되고 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에 경악

세계는 ‘팝의 황제’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6월 25일)에 경악했다. 마이클 잭슨 팬들의 놀라움과 흐느낌은 세계 각국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려하게 기획된 컴백무대를 불과 2주일 앞둔 시점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사망 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를 추모하는 행렬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향년 50세 팝의 황제는 죽어 전설이 됐다.

日 하토야마, 반세기 만에 첫 정권교체

사실상 반세기만에 첫 정권교체를 이룬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부가 9월 16일 공식 출범했다. 하토야마 정부는 관료 의존적 정치 탈피와 대등한 대미 외교 추진,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전략 전환 등 대대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집권 100일 만에 지지율이 크게 추락하는 등 우려와 비판도 나온다.

달러화 가치 곤두박질 기축통화 논란

올해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쳤다.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산을 팔기 시작했고 일부 산유국들은 원유수출 대금을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받는 문제까지 논의했다. 미국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갔다.

‘EU 헌법’ 리스본 조약 8년 만에 발효

‘유럽연합(EU)의 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조약이 8년 산고 끝에 12월 1일 발효됐다.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외교대표를 선출하면서 정치·외교 분야에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한쪽에선 EU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회원국 간의 이견 조정, 구체적 운영방안 마련 등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코펜하겐 유엔기후협약 엇갈린 평가

코펜하겐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반쪽 성공’ 대 ‘희망의 불씨’라는 엇갈린 평가 속에 19일 폐막했다.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고 내년 1월 말까지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한다는 등의 ‘합의’는 마련했지만 최대 쟁점인 2020∼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합의하지 못했다.

개전 9년째 아프간 전쟁 갈수록 수렁

개전 9년째인 아프가니스탄전쟁이 갈수록 수렁에 빠져 들고 있다. 탈레반의 공세가 계속되고 연합군 사상자 수가 증가하자 미국은 3만 명 증파 카드를 내놨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아프간 접경지대인 파키스탄에 근거들 둔 탈레반 때문에 파키스탄 정정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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