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를 낳을 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둘째까지만 해도 그랬어요. 하지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형제라는 걸 알았습니다. 항상 어울려서 살기 때문에 아이에게 사회성을 따로 교육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최은희 씨(40·여)의 목소리는 다섯 자녀보다 더 들떠 있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에서 개최한 ‘제1회 다둥이 가족 가을 나들이’에 참여하기 위해 최 씨 가족은 이날 일찍 전북 김제에서 올라왔다. 최 씨의 남편은 일본인 미즈노 마사유키 씨(42)다. ‘다문화 다둥이 가족’인 셈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다둥이 가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씨 가족 외에도 귀화 한국인 리앗거뜨만조-만노나리기스 씨 가족, 세 자녀 중 두 자녀를 입양한 이기은 씨(38) 가족 등도 참석했다.
다둥이 가족은 자녀가 많아 쉽게 나들이에 나서기 힘들다. 제주시에 사는 5자녀 다둥이 가족인 김병철(39) 허해란 씨(39) 부부는 이날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줬다. 김 씨는 “그동안 아이들은 부산에 있는 외갓집에 가는 것이 고작이었고, 이마저도 3년 전부터는 갈 수 없었다”며 “오늘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 즐겁다”고 밝혔다. 김 씨가 자녀를 많이 갖게 된 것은 혼자여서 외로웠던 어린 시절 때문이었다. 김 씨는 “3대 독자인 데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가족 많은 집이 부러웠다. 결혼할 때 아내와 상의한 끝에 아이를 많이 낳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다둥이 가족의 외출을 주최한 적은 있으나 전국 단위 행사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넷째 아이를 출산해 ‘다산의 아이콘’으로 화제가 된 개그우먼 김지선 씨가 ‘출산장려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다둥이 가족은 놀이기구를 타고 꽃잎 탁본교실, 종이판화 그림교실에 참여하고 가족 마술공연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행사는 9월 9일 출산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을 위해 복지부와 롯데백화점이 업무협약을 한 뒤 공동으로 추진한 첫 캠페인이다. 롯데백화점은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복지부와 출산장려 업무협약을 맺었다. 복지부와 롯데백화점은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아이를 많이 낳고 키우는 것이 보람이자 행복’이라는 것을 적극 알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