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검단~장수 민자도로, 75%가 녹지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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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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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13개 공원 통과… 환경 악영향”
인천시 “남북 교통망 확충위해 꼭 필요”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인천 서구 검단 지역과 남동구 장수 지역을 연결하는 민자도로(총연장 20.7km) 건설을 놓고 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도로가 인천의 주요 녹지축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조성과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취약한 남북 도로망 확충을 위해 도로의 건설이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다.

○ 녹지축 훼손 불 보듯 뻔해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검단∼장수 민자도로가 도심에 있는 자연공원을 훼손하거나 교량을 통해 상부로 지나가는 것으로 설계돼 주민 휴식처인 도시공원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대공원 야외식물원 등 이미 조성된 공원은 물론 공원 예정 지역 등 모두 13곳의 공원에 이 도로가 지나가 가뜩이나 부족한 인천의 녹지축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는 것.

검단∼장수 민자도로 계획에 따라 작성된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따르면 서구 당하동(검단지구)에서 남동구 장수동(장수 나들목)까지를 잇는 이 도로는 계양구, 부평구, 남동구 등 도시자연공원 5곳과 근린공원 2곳을 횡단하거나 통과한다. △계양공원 △원적산공원 △호봉공원 △약사공원 △인천대공원 등 도시자연공원은 교량 설치 등으로 공원의 중앙부나 상·하부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인천대공원 야외식물원 상부를 통과토록 계획됐다. 백운공원에는 전 구간 교량이 설치되고 십정공원에도 도로가 중앙부를 통과해 교량을 설치해야 한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도로 공사의 약 75%가 임야로, 인천의 녹지축을 관통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며 “인천시가 녹지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300만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면서 한쪽에서는 도심의 허파 구실을 하는 녹지축을 훼손하는 도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민자도로임에도 시가 208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특혜라고 비난했다.

○ 인천에서 가장 절실한 광역교통망

인천시는 이 도로가 인천의 남북 교통망 확충과 교통난 해소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우선 사업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검단신도시 개발, 가정동 일대 도시개발사업인 루원시티,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등 교통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서북부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해 더는 도로 건설을 늦출 수 없다는 것. 시는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특혜시비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도로의 총사업비는 5724억 원. 이 중 인천시는 2080억 원을 시비로 부담할 계획이다.

하지만 토지보상비 등 1279억 원을 빼면 시비로 지원되는 예산은 18%인 801억 원에 불과하다는 것. 민간투자사업에서 보상비는 지원예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의 예산 부담비율이면 다른 민자사업에 비해 시 예산 부담이 훨씬 적은 편이라는 것이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2007년 교통정비 중기계획에서 검단∼장수 민자도로의 건설 방침을 밝혔고,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도 포함돼 있어 오히려 시민들로선 반드시 필요한 도로건설사업”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 5월 사업시행자를 지정한 뒤 2011년 2월 공사에 들어가 2014년 8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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