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녹차-비파 가로수 길… 돌산 갓 화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보성-고흥-여수 등 전남 지자체 ‘특산물 마케팅

‘녹차 가로수, 갓 화단, 비파 길….’

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이 특산품으로 도로나 빈 땅을 아름답게 꾸미고 지역을 알리는 상징물로 활용하는 등 ‘특산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보성군은 대형 차밭 밀집지역 진입도로인 국도 18호선 보성읍 봉산리 5km 구간에 사계절 푸른빛을 자랑하는 녹차나무 2만 그루를 내년에 심을 계획이다. 녹차나무는 8m 간격으로 자리한 큰 소나무 사이에 심는다. 녹차나무 키는 처음 20∼30cm에 불과하지만 2, 3년 안에 1m 이상 자라 파란 담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엽 보성군 가로수담당은 “상록수인 녹차는 사계절 푸른빛을 띠어 보기에도 좋다”며 “보성이 녹차의 고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갓김치 주산지인 여수시는 돌산 갓으로 빈 땅에 화단을 만든다. 시는 화단 꽃으로 적합한 ‘화돌이’라는 갓 품종을 개발해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를 출원했다. 화돌이는 노란 유채꽃과 비슷하지만 키가 짧고 꽃수가 많아 관상용으로 적합하다. 잎이 두꺼우면서 부드럽고 독특한 향이 나 김장용 갓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년 봄에 여수 도심과 돌산읍, 소라면 등 3곳에 330m²(약 100평) 규모의 갓 화단을 만들 계획이다.

바다를 끼고 날씨가 따뜻한 고흥군은 지난해 동강면∼남양면 5km 도로에 열대성 과일 비파나무를 심었다. 비파는 오렌지색으로 과즙이 많고 맛과 향이 뛰어나 중국, 일본에서 많이 재배한다. 감기 예방에 좋은 비타민A와 암 억제 효과가 있는 베타 클립트크산틴 성분이 많아 ‘건강과일’로 꼽힌다.

울긋불긋 꽃나무나 소나무 등을 가로수로 심은 곳도 많다. 화순군은 배롱나무를, 장흥군 강진군 보성군은 가시나무를 심었고 해남군과 나주시 영암군은 각각 가로수를 먼나무와 소나무로 바꿨다. 불갑사 꽃무릇으로 유명한 영광군은 빈 땅에 대량으로 꽃무릇을 심기도 했다.

윤병선 전남도 산림육성담당은 “녹차, 돌산갓, 비파는 2011년까지 육성키로 한 10대 농산물 품목에 포함돼 관광자원 이외에 농가 소득 증대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2040년 전남지역 연평균기온은 현재보다 2도 오른 섭씨 15도로 아열대기후로 바뀌게 돼 다양한 열대 과일 가로수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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