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녹색경남 이미지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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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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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UNCCD 당사국 총회 따낸 김태호 경남지사
“동북아 해마다 35만 ha 사막화… 남의 일 아니다”

“경남이 세계적인 환경총회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녹색 수도’의 이미지를 국내외에 과시하게 됐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
김태호 경남지사
김태호 경남지사(사진)는 19일 “제10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 유치는 경남도민과 국민 여러분의 큰 관심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UNCCD 9차 총회 참석과 투자 유치, 우호협정 체결 등 보름 동안의 미주 방문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추석도 외국에서 보냈는데….

“UNCCD 9차 총회 일정이 그렇게 잡혀 있어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반납하고 현지에서 고생한 산림청과 경남도 공무원에게 감사드린다. 추석 당일 총회가 열렸고, 차기 총회 개최지로 경남이 결정됐다. 비록 멀리 남미에서 추석을 지냈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총회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2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많은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창원컨벤션센터(CECO) 회의 시설과 기자재도 훌륭하다. 람사르총회 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도 충분하게 확보돼 있다. 안전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할 것이다.”

―왜 10차 총회가 대한민국, 그것도 경남으로 결정됐다고 보나.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사막화 및 산림황폐화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핵심 이슈다. 북한의 산림면적 916만 ha(약 299억 평)중 18%인 163만 ha(약 49억3000만 평)가 황폐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몽골 사막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 피해는 금전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논의의 장(場)으로 한국과 경남을 적지로 본 것 같다.”

―한국은 사막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동북아 지역의 사막화면적은 3억8600만 ha(약 1조1676억 평)로 해마다 35만 ha(약 10억5800만 평)가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UNCCD 사무국은 우리나라의 산림복구와 산림녹화를 주목한 것으로 안다. 여기에다 중국 서부지역 사막화방지 조림사업, 중국 내몽골 비얀누르시 조림, 미얀마 중부 건조지역 산림녹화 등을 높게 평가했다.”

―총회 유치과정과 어려웠던 점은…

“지난해 7월 경남도가 제10차 UNCCD 당사국총회의 공동유치를 산림청에 요청한 데 이어 전북도와 제주도, 인천시도 신청을 했다. 산림청이 전문가를 구성해 국내 개최장소 선정 심의회를 열어 경남을 선정한 것으로 안다. 오래전부터 준비했고, 국내 경합인 ‘예선’에서 총력을 다했다.”

산림청은 경남도를 국내 후보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개최 여건 △개최 능력 △유치 노력 등 3가지 측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CECO는 당사국 총회 기간 열리는 다양한 규모의 회의를 개최하기에 적합하고, 인근에 호텔과 음식점이 많아 2000여 명의 국내외 참석자가 머물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 또 국제행사 전문 인력과 개최 경험도 높이 샀다. 제8차 UNCCD 총회 참석 이후 유치계획을 세우고 산림청에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건의를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남도 황용우 산림녹지과장은 “2007년부터 경남도가 추진한 남북한 산림협력사업, 한중협력 사막화 방지 조림시범 사업, 사막화방지 동북아 조림지원 사업 현지연수 등도 이번 총회의 경남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차 총회에서는 어떤 의제가 주로 논의되는가.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앞으로 산림청, UNCCD 사무국과 긴밀하게 협조하며 총회를 준비할 것이다. 총회에서는 사막화방지협약에 대한 검토와 평가, 이행증진방안이 논의된다. 또 위원회별 활동내용이 보고되고 관련 규정도 개정한다. 고위급 회의와 토론식 회의도 열린다. 북한의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문제도 의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총회를 통해 얻는 효과는…

“사막화 대응방안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높이고 ‘녹색 경남’ 이미지도 더욱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용유발, 생산유발 효과도 엄청나다. 고용창출 역시 많다. 총회 개최에 필요한 예산은 90억 원이다.”

―람사르총회, 사막화방지총회 등을 잇달아 열지만 환경단체들은 경남도의 환경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람사르총회 개최를 전후해 경남도민은 물론 우리 국민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습지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에도 저탄소 녹색성장 개념이 전반적으로 도입됐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

―이번 남미 방문 당시 브라질 쿠리치바 시(市)를 찾은 이유는…

“세계적 생태환경도시이기 때문이다. 1990년 유엔환경프로그램 대상을 받은 도시다. 쿠리치바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후손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물려주려는 장기적인 안목과 리더십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알았다. 환경관련 국제기구와의 활발한 정보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환경 경남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

김 지사는 “현재 2년차 사업에 들어간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따오기 복원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생물다양성협약당사국총회 등 다른 환경 관련 국제회의 유치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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