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에너지 문제에 잠이 잘 안와… 화석 의존하면 미래 매우 위험”

  • 동아일보

제주서 12번째 타운홀미팅 마무리
李 “전기차 전환 10년은 너무 느려”
“제2공항 건설 찬반, 잘 판단해달라”
정치 성향 거론엔 일각 “ABC론 겨냥”

“질문하실 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취임 후 12번째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정말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가장 빨리 현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질문하실 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취임 후 12번째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정말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가장 빨리 현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지 않느냐. 저도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정말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위기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 찾은 제주에서 12번째 타운홀미팅을 갖고 9개월의 ‘민심 청취’ 전국 순회를 마무리 지었다.

● “화석에너지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한라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화석에너지가) 자체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수입조차 지금 저 모양이 되고 있다”며 “그러면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해야 되고, 가장 빨리 현실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데가 제주도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035년까지 제주도 내 신차를 전기차로 구매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 대통령은 “어느 세월에 하려고 10년씩이나 (걸리느냐). 너무 느리다”며 “비상 상황인데 다시 검토해서 제주도와 상의해 달라”고 말했다.

제주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찬반 손을 들어보게 한 뒤 “태반이 반대다. 저하고 생각이 같다”면서 “조심스럽지만 섬이라는 정체성이 제주를 제주답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비슷하게 나오자 “여러분이 잘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한 도민이 제주로 주소만 이전하는 일부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지방으로 본사를 옮기면 세금 깎아준다는 정책을 했는데 주소 개념으로 하다 보니 주소만 살짝 옮겨놓고, 혜택만 받고 그런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제주에 본사를 둔 카카오와 넥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지주사인 NXC는 제주도로 본사를 옮긴 뒤 세제 혜택을 받았지만 본사 직원은 소수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카카오 역시 본사를 제주에 뒀지만 대부분 임직원들은 판교에 머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본사 이전) 형식만 취하고, 혜택만 보는 여지가 없게 해야 한다”면서도 “그걸 활용한 기업을 욕할 건 아니다. (제도를) 그렇게 되게 만들어 놓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 “국민 삶 책임질 땐 신념·가치 실험 옳지 않아”

이 대통령은 전날 제주4·3사건 희생자 유족 오찬 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국가폭력 범죄의 근절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 시효인 공소시효를 폐지해 나치 전범처럼 죽을 때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평생 쫓아다니면서 추적 조사하고, 수사하고 처벌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 범죄에 대해선 민사 소멸시효도 폐지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4·3사건 후속 조치를 강조하면서 “정치가 국민의 눈높이와 시각에서 잘하기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 결국 정치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자기의 신념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사람도 있겠다”며 “그러나 국민의 삶을 직접 책임질 때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 철학자 막스 베버를 인용해 “균형감각이 정말로 중요하다”면서 “정치는 현실이다. 이념이나 가치, 개인적 성향이 뭐가 중요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유시민 작가가 최근 민주당 지지층을 구분하며 주장한 ‘ABC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유 작가는 막스 베버를 인용하면서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가치 중심의 A그룹, 이익 중심 그룹은 B그룹, 교집합을 C그룹으로 나누고 B그룹에 대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 때 제일 먼저 떨어져 나간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전국 12개 지역을 순회한 타운홀미팅도 취임 300일이자 6·3 지방선거를 65일 앞둔 이날 마무리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엔 지역이 아닌 주제별로 타운홀미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재생에너지#에너지 위기#제주도#타운홀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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