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노인 20% “상속-이혼 등 법률생활정보 상담”

  • 입력 2009년 10월 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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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상담센터’ 3개월 분석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살던 우리 마누라는 요즘 진짜 늙었는지 병원에 입원 중이라오. 마누라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을 곳도 없어서 부쩍 더 외로웠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 복지관 옆에 생겼다는 상담센터에 가봤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내 얘기를 잘 들어줍디다.” 김모 할아버지(76)는 얼마 전 부인이 갑작스레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병 수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평생의 짝을 잃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시달려왔다. 상담센터를 찾은 뒤에도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젊은 상담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할아버지에게 꾸준히 안부 전화를 드렸고 할머니 소식도 물었다. 상담사들의 꾸준하고도 적극적인 상담 덕에 할아버지는 본인의 스트레스도 해결하고 부인에게도 더 좋은 남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간 부끄러워 피했던 애정 어린 말과 행동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한다.

서울시가 노인들의 성, 이혼, 학대, 우울증 등 문제를 상담해주고 해결책을 지원하기 위해 종로구 경운동에 세운 ‘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가 운영 3개월 만에 상담건수 1800건을 넘어섰다. 전체 이용객은 1574명. 개소 초기 하루 10여 명이던 이용객은 최근에는 30명까지 늘었다. 분석 결과 상담 내용은 주로 유산상속 및 이혼 등에 대한 법률생활정보(367건) 관련이 전체의 20%로 가장 많았다. 주변과의 갈등에 대한 상담(328건)을 비롯해 일자리 지원 및 연금 등에 대해 묻는 생활지원 상담(258건), 노인복지시설과 노령수당 등을 묻는 정보제공 상담(155건)이 뒤를 이었다. 가족 문제 및 건강 상담은 각각 152건, 102건이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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