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국가정보원이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 문제가 대한변호사협회의 내부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발단은 대한변협이 23일 현직 변호사이기도 한 박 이사를 옹호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부터다. 변협은 성명서에서 “박 이사의 주장대로 국정원이 시민단체 지원 기업을 사찰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국정원을 비판했다.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변협이 이 같은 성명서를 내자 시민단체들은 환영했고, 보수단체들은 의아해했다.
확인 결과 변협이 이 성명을 내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내분이 빚어졌다. 박 이사를 옹호하는 김평우 변협 회장은 22일 이사진에 위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10명의 이사 가운데 4명이 e메일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나머지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성명 발표 1시간 전까지 임원진 내부통신망에는 반대 의견이 계속 올라왔지만 김 회장은 성명 발표를 강행했다.
이에 반발한 상당수의 이사들은 25일 김 회장이 소집한 이사회에 불참했다. 변협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는 1명만 참석해 이사회가 무산됐다”며 “이사진의 보이콧으로 이사회가 무산된 것은 57년 변협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참석한 한 이사도 “성명서 발표에 항의하려고 참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