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음향 엔지니어인 김 씨는 7월 17일 해운대의 시각장애인용 음성해설 작업을 위해 보관 중이던 영화 DVD를 복제한 뒤 같은 달 19일 중국으로 출국 예정인 중학교 동창 고 씨에게 "중국에 가서 보라"며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영화, 드라마 등의 제작업체로부터 개봉 전후의 영화를 DVD 등으로 제공받아 시각장애인용 해설을 덧붙이는 일을 맡아왔다.
김 씨에게서 DVD 사본을 건네받은 고 씨는 7월28일 자신이 근무하는 중국의 미용실을 찾은 손님인 중국 유학생 김 씨에게 동영상을 전달했고, 유학생 김 씨는 8월 27일부터 해운대 DVD 동영상 파일을 웹하드 사이트 2곳에 업로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영화 제작사 및 영상·음향 작업자 등 영화 유통경로에 있는 관계자 19명을 조사하고, 176개 사이트에 대해 최초 게시자 및 게시일시를 확인한 끝에 이 같은 유출 경로를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영화계에 산업기밀 유출에 버금가는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지만 피의자들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동영상을 유출, 전달,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동영상을 최초로 웹하드에 올린 유학생 김 씨가 얻은 수익을 돈으로 환산하면 3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해운대 동영상이 유포된 웹하드 사이트 2곳은 업로드돼 있는 동영상을 누리꾼들이 내려받은 횟수에 따라 동영상 게시자에게 돈으로 환산이 가능한 포인트를 주고 있다.
유덕영 기자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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