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집행부 재투표 논란

  • 입력 2009년 9월 16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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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울산에서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원. 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15일 울산에서 새 집행부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원. 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자동차 노조)가 새 집행부를 뽑기 위한 투표를 15일 실시했으나 투표자보다 투표용지가 한 장 더 나와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개표 논란 때문에 재투표가 실시되기는 현대차 노조 설립(1987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16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개표과정 중 판매위원회의 투표함 1개에서 투표자는 226명인데 비해 투표용지는 227장으로 한 장 더 나왔다. 이 한 장은 어느 후보에게도 기표가 되지 않은 백지 투표용지였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조합원 4만4921명 가운데 3만4620명(투표율 77.07%)이 참가한 가운데 집행부 선출 투표를 했다. 잠정 집계 결과 중도, 실리 성향의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 이경훈 후보(49)가 1만797표(득표율 31.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성 노선으로 분류되는 '민주현장투쟁위원회'(민주현장) 권오일(43) 후보가 9513표(27.48%)로 2위, 중도, 실용 노선의 '민주노동자회'(민노회) 홍성봉 후보(48)가 9261표(26.75%)로 86표 차이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강성인 김홍규 후보는 4848표(14%)로 나타났다.

노조는 당초 4명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8일 1, 2위 후보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제의 투표함에 있는 226표는 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표를 가산할 경우 2, 3위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어 2차 투표 진출자도 변경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노조 선관위는 16일 오전 10시경 개표가 끝난 뒤 각 후보 진영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일부는 투표용지가 한꺼번에 두장 전달되면서 발생한 단순 오류로 문제의 투표함만 무효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2004년의 11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 문제의 투표함에 있던 700여 표만 무효처리한 선례도 제시됐다. 그러나 일부는 문제의 투표함을 개표하면 2, 3위 순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자체 회의를 거쳐 결국 재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재투표 날짜는 부재자 투표와 추석 연휴 등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순 이후에 실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각 1,2위에 오른 이경훈 권오일 후보가 재투표에 반대하고 있어 법적 소송 등 후유증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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