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시 입학사정관전형 경쟁률 저조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코멘트
선발인원 늘었지만 대비할 시간 짧아
주요大 학과모집 부활… 양극화 심화

주요 대학의 2010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15일을 전후해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입학사정관전형 경쟁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일부 대학이 처음 도입한 입학사정관전형에 수험생들이 대거 몰려 수십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전형에 해당했던 고려대 교육기회균등전형은 42.7 대 1, 연세대의 인재육성프로그램전형은 39.9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고려대의 학생부우수자 전형과 연세대의 학업우수자 전형이 대표적이다. 두 전형 모두 지난해 입학사정관제가 적용되지 않았을 때에는 각각 17.3 대 1과 21.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이들 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가미하자 경쟁률은 4.4 대 1과 15.5 대 1로 떨어졌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전형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건국대도 KU입학사정관전형Ⅰ(리더십)은 지난해 32.5 대 1에서 올해 13.9 대 1로, KU입학사정관전형Ⅱ(자기추천)는 지난해 73.7 대 1에서 올해 15 대 1로 떨어졌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도 일반전형은 각각 44.6 대 1과 60.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입학사정관전형인 글로벌리더전형과 한양우수공학인전형은 각각 7.7 대 1과 4.6 대 1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적극 나서며 각 대학이 상반기에 경쟁적으로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인원을 늘린 데 반해 수험생들은 이에 대처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47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 선발 인원이 지난해의 5.7배인 2만6090여 명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입학사정관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비롯한 서류전형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놓지 못한 학생들은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위권 대학들이 기존의 학부제 모집을 버리고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하면서 학과별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특징이다. 법학과가 사라진 인문계열은 언론정보 계열과 인기 어학 계열 학과의 경쟁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의약학 계열이 부동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연계열의 경우 중앙대 의대의 경쟁률이 208.8 대 1을 기록하는 등 의학과의 경쟁률이 더욱 치솟았다.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중상위권 학생들이 화학이나 생명공학 계열에 쏠리면서 관련 학과의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시모집에서도 학과별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