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인적이 드문 새벽 서울시내 유흥가를 돌며 보안업체 요원들이 들이닥치기 전 재빠르게 상가를 턴 이른바 '번개털이' 전문 절도범 송모 씨(34)를 특수절도 혐의로 10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중학생 때 특수절도 전과가 있던 송씨는 주방 보조일을 하며 10년 가까이 건실한 생활을 이어왔지만 2006년 6월 손이 골절돼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다시 절도에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예전에 신문배달을 해 지리가 훤한 마포구 홍익대, 신촌일대 유흥가 상가 중에서도 카운터가 어디 있는지가 뻔하고 장사가 잘되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을 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하루에 두세 군데를 털거나 한번 턴 곳을 몇 달 뒤 다시 들어가는 등의 대범함도 보였다. 홍익대 근처 한 상가 골목엔 그에게 털리지 않은 집이 없을 정도였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할 정도로 날렵한 송씨는 범행 뒤 천천히 걸어 나와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등의 여유도 부렸다.
하지만 '번개털이범' 송 씨는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찍혀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범인이 사전 조사를 해 망치, 빠루 등 장소에 맞는 공구를 사용했는데 한 지역을 정하면 상가 일대를 싹쓸이했다"며 "훔친 금품은 남대문 시장에서 처분해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