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위자 가슴 잡아뜯고…’ 시민단체, 경찰 성폭력 주장

  • 입력 2009년 9월 9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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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경찰이 각종 집회에서 여성시위자들에게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려대여학생위원회, 언니네트워크, 인권운동사랑방,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등 18개 학생·여성·인권단체단체들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 공권력에 의한 여성 조합원 인권활동가 성폭력 사태 규탄 및 책임자 처벌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현장에는 지난 7월 30일과 지난달 29일 경찰에 의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을 포함, 약 30여명이 함께했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조합원 유모씨는 지난 7월 30일 경찰에 의해 성폭력을 당하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경찰에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는 유씨는 "혜화경찰서 대학로 지구대 소속 경찰관 3명이 1인 시위 도중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펴 펜스에 걸어 놓은 것을 두고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매달아 놓은 우산과 피켓을 강제로 빼앗고 훼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씨는 "나무그늘이 없어 우산으로 가린 것뿐인데, 불법이라면서 철거하라고 했다. 항의했더니 남자경찰이 가슴을 잡아 뜯으면서 위협했고 2시간쯤 후에 여경들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나를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인 유모씨 역시 지난달 29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 현장에서 시위진압 경찰들에게 언어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이날 저녁 9시 30분께 시청광장에 앉아있는 용산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을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에워싸 강제 해산을 시도하고 무차별적인 사진채증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당시 경찰들에게 다가가 사진채증에 대해 항의하자 한 경찰이 ´지금 안에서 남자들이 성기를 노출하고 오줌을 싸고 있다´" 말했다고 주장했다.

"주변에 서 있던 4~5명의 경찰들은 ´안으로 들여보내줄까´라고 성희롱 발언을 내뱉었다"고 유씨는 전했다.

18개 학생·여성·인권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기본적으로 경찰 조직이 태생적으로 매우 가부장적인 군대식 관료조직인데다 인권 규범과 교육 등 경찰 조직으로 독성을 완화하기 위한 규범과 노력이 매우 불충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해 문제의 경찰들을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 및 사후 처리에 관한 치침을 만들어달라며 경찰청 민원실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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