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산가리 막걸리’사건 딸과 아버지가 공모

  • 입력 2009년 8월 26일 21시 32분


지난달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은 딸이 아버지와 공모해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6일 막걸리에 독극물을 주입해 자신의 어머니 최모 씨(59)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A씨(26·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은 A씨를 조사하던 중 아버지 B씨(59)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B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에서 A씨는 "어머니가 나의 사생활을 문제 삼아 자주 술을 마시고 주정하는데 불만을 품고 아버지와 함께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평소 인터넷 채팅으로 인한 문란한 사생활을 간섭하는 어머니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B씨 부녀가 평소 술을 좋아하는 최씨가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가져다 놓으면 아무 의심 없이 먹을 것으로 판단하고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A씨가 막걸리와 청산가리는 아버지가 구했으며 자신은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타 집 앞에 가져다 놓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B씨를 상대로 청산가리 구입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딸과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증거를 보강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피해자인 최 씨와 정 모 씨(68·여)는 지난달 6일 오전 9시 10분 경 전남 순천시 황전면 희망근로 현장에서 휴식시간 중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마셨다가 숨졌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