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6일 막걸리에 독극물을 주입해 자신의 어머니 최모 씨(59)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A씨(26·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은 A씨를 조사하던 중 아버지 B씨(59)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B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에서 A씨는 "어머니가 나의 사생활을 문제 삼아 자주 술을 마시고 주정하는데 불만을 품고 아버지와 함께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결과 A씨는 평소 인터넷 채팅으로 인한 문란한 사생활을 간섭하는 어머니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B씨 부녀가 평소 술을 좋아하는 최씨가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가져다 놓으면 아무 의심 없이 먹을 것으로 판단하고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A씨가 막걸리와 청산가리는 아버지가 구했으며 자신은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타 집 앞에 가져다 놓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B씨를 상대로 청산가리 구입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딸과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증거를 보강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 피해자인 최 씨와 정 모 씨(68·여)는 지난달 6일 오전 9시 10분 경 전남 순천시 황전면 희망근로 현장에서 휴식시간 중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마셨다가 숨졌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