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직원들 “경찰 안나서면 우리가 공장 탈환”

  • 입력 2009년 8월 4일 02시 59분


경찰 “사측 진입말아야” … 직원들, 민노총과 식수공급 싸고 집단난투극

쌍용자동차 노사 협상이 결렬된 다음 날인 3일 사측 직원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등 분위기가 격해지고 있다. 경찰과 사측도 도장공장 근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려다 농성 중인 노조원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5시경 경기 평택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식수 공급을 놓고 사측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충돌했다. 양측에서 100여 명씩 몰려나와 10여 분간 집단으로 주먹다짐을 벌이고 돌과 물병을 던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앞서 사측은 이날 오전 지게차 등을 동원해 농성장 주변 바리케이드 철거에 나섰다. 노조원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으로 볼트 등을 쏘며 격렬히 저항했다. 사측은 “진입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단 부인했다.

그러나 사측 직원 대표들은 이날 협력업체 모임인 ‘쌍용차협동회채권단’ 대표 회의실을 찾아 “5일로 예정된 조기 파산 요청을 늦춰 달라. 오늘 내일 중에 도장공장을 탈환하겠다”고 말했다고 협동회채권단 관계자가 전했다.

협동회채권단 측은 “사측 직원 대표들의 요청이 있었지만 5일 예정대로 쌍용차에 대한 조기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며 “노사 양측을 대상으로 1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 적극적인 공권력 집행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측이 임의로 진입하는 것은 안 된다”며 “사측과 같이 작전을 하는 것도 맞지 않으며, 해산작전을 벌인다면 경찰 책임 아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만료되는 도장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기한 연장을 법원에 신청했다.

한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사측에 도장공장 급수 재개를 요구했다. 이는 단수 조치가 소방법 위반인 데다 공장 내 소화전 등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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